You only live once
정월 대보름 음력 1월 15일로,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합니다. 왜 갑자기 정월대보름이냐고요? 내 생일의 앞뒤엔 항상 양력 정월대보름이 있었습니다. 둥글게 뜬 달빛 아래 쥐불놀이하다 뛴 불똥에 퍼져가는 들불을 보며 늦은 밤까지 뛰어놀곤 했었습니다. 혹시 정월대보름에 뜬 달을 본 적이 있나요? 손을 뻗으면 닿을 것같이 커다랗고 절구 찧는 토끼가 땀 흘리는 것이 보일 정도 환한 그 달을 본 적이 있나요? 그렇게 환한 달이었는데……
도대체 그 달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어느새 우리의 기억 속에는 정월대보름의 달이 아닌 도시의 휘황한 불빛 위로 흐릿하게만 보이는 달만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 꾸었던 총천연색의 꿈들은 짖은 회색의 배경 속에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 치이며 메마른 감정으로 하늘 한 번 처다 볼 여유 없는, 하루살이 인생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나의 삶에 정열의 라틴음악과 그 정열만큼이나 빠삭한 중미의 태양,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우와 큼직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달무리를 가리던 먹구름을 치우고 다시금 어릴 쩍 정월대보름의 그 달처럼 나에게 꽉 차도록 가득 꿈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렇게 그대를 안겨다 주었습니다.
이제 그 어떠한 일상의 무게도 피로도 나를 넘어뜨릴 수 없습니다. 이젠 그 꿈이 나의 전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뿐인 생, 한순간도 아낌없이, 우리 이제 꿈을 꾸어보아요. 어두운 밤, 밝은 정월대보름에 달빛에 늦은 밤까지 뛰어놀던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