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면 낙이 오는 거 맞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인고의 착각이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에,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그냥 아무거나 한번 해보려고 한다. 남들이 하는 걸 그냥 따라한다. 사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부모들은 그 외에 뭘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자니 불안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결코 자원이나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일이 안 풀릴 때는 쉬어야 한다. 필요없는 고통은 무조건 피하고 봐야한다.
<어쩌다 한국인>
노력과 성취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마치 고난의 시간이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고, 나아가 그런 고생이 성공을 가져다줄 것처럼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종종 인과혼동의 오류를 일으킨다. 여기에는 두가지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어 있다. 첫째, 세상에는 그런 고생을 한 사람들이 많은데도,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둘째, 더 중요한 것은 성공을 이루는 사람의 경우 그들이 고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고생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성공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왜 우리는 이런 인고의 착각에 빠지는 것일까? 바로 불안을 다스리는 착각적 통제감과 자신은 무조건 잘될 것라고 생각하는 비현실적 낙관주의 때문이다. 착각적 통제감. 긍정적인 일은 더 많이 일어나고, 부정적 사건은 자신을 피해갈 것이라고 믿는다. 자녀가 명문대 들어가거나, 자신이 임원이 되거나, 심지어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긍정적 사건을 겪을 확률은 높게 예상한다. <어쩌다 한국인>
한국 부모들은 청소년인 자녀가 놀고 있는 것을 못 본다. ‘너무 즐거운 것 아니니?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라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잘못된 것처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과 즐거움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과연 이런 주장은 정말 근거가 있는 것일까? <어쩌다 한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