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활용 교육을 굳이 온라인으로 하자고 고집한 이유
ZOOM을 활용한 온라인 특강과 워크샵 노하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놀랐다. 게다가 각 분야 전문가이면서 저자인 분들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다. 연령대도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게 와주셨다. 사전에 디지털 생활제안 유장휴TV에 있는 영상 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T2p4dGl8Po0)를 보고 오시라고 안내를 드렸다. 그리고 워크샵을 마친후 핵심 내용만을 담아 유튜브 영상을 올려놓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T296gqlVWOw&t=1198s
꼭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온라인화, 비대면화는 빠르게 진행중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공개 워크샵을 마친 이후에 기존에 하던 워크샵이나 모임을 온라인으로 개설하고 실험하는 사례가 카톡방에 올라왔다.
또 한편으로는 기업과 단체에서 연락이 왔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연락했다고 하신다. 유튜브는 이제 시작해서 홍보도 안되었고 부족함이 많았을 터인데 관심사가 연결되어서라고 생각된다. 사실 나보다도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데 있어 전문가가 많겠지만, 도구를 특강이나 워크샵에 접목해서 '진행하는 능력'은 또 다른 영역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워낙 필자의 직업이 강의와 워크샵을 하는 것이니)
응?? 온라인 교육을 왜 오프라인에서 해달라는 말씀이죠? 내가 반문했다. 사실은 그렇게 요청하는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더 구체적인 사정과 이유를 들어보고 싶었다.
나는 이미 많은 것이 온라인이 중심이 되고, 오프라인이 보조적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훈련조차 사전 미팅부터 사후 피드백까지 온라인으로 여러번 진행한 경험이 있었던 나로서는 '온라인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교육을 '꼭' 오프라인으로 진행해 달라고 하는 이유를 굳이, 구태여 듣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
이야기를 나눈 결과와 내가 기존에 가졌던 관점을 종합해서 보면 오프라인 교육에는 대표적으로 세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오프라인은 직관적으로 출결 상황, 참여도 체크가 가능하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 온라인은 아무래도 각자의 의지와 태도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오프라인은 질문도 하며 상호작용할 여지가 있는데, 온라인은 그렇지 않다. 일방향으로 흐르기가 쉬운 것이다. 참가자는 다른 재밌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을 위험이 크다. (게다가 딴짓한 그들은 교육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낮은 평점을 매긴다.)
아무래도 온라인 활용을 배우려는 학습자는 온라인 활용에 익숙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배우는 것이니까) 앞서 말한 듯 온라인에서는 동영상 강의 듣듯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환경적으로 질문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심리적 장벽의 높이가 다른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한번쯤은 온라인, 비대면에 관한 안좋은 기억이나 트라우마??? 가 있다. 영상에서 말한 사람이 "이렇게 하면 됩니다 쉽죠?"라고 했는데 내 컴퓨터에서는 안되는 경우, 한두번은 겪었을 것이다. 내꺼에서 안되는데 "쉽죠?"라는 말을 들으면 분노는 두배가 된다. (나는 그랬다.)
온라인으로 하면 꼭 문제가 생겼던 경험들이 있다. 소리가 지직 끊기거나, 내 컴퓨터만 갑자기 다운되거나 (다시 접속하면 이미 진도는 나간 뒤...), 그 외에도 많은 불편이 있었다. 최악의 경우 두시간 진행하는 과정의 절반 가까이가 기계적인 Trouble Shooting으로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ZOOM을 활용했을 때 위의 문제가 모두 해소됨을 반복 경험했기 때문에 온라인을 고집하는 것이다. (ZOOM 업체로부터 어떤 원고 청탁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지금 돈내고 쓰면서 홍보중)
ZOOM 온라인 과정의 장점은 두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안정성, 상호작용' ZOOM은 웬만한 PC, 인터넷 환경이면 안정적으로 음성과 영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오프라인 대비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상호작용 기법들도 많이 보완되어 있다.
부가적으로 '화상회의 활용법'을 오프라인에서 훈련할 때 생길 수 있는 의외의 복병이 있다. (생각보다 큰 문제다.) 우선 한 공간에서 모두가 화상회의에 접속하면 WI-FI가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물론 회사의 시스템이 받쳐주면 문제는 없겠지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화상회의이기 때문에 한 공간에 모여 있으면 소리 간섭이 많다. 소위 하울링 (Howling) 이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온라인 고유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 시공간의 제약을 가뿐히 넘을 수 있다는 것,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 소요를 줄이는 점, PC에 있는 자료와 기능들을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 기록이 용이하다는 점, 이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필자 입장에서는 안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요청을 주셨던 한 곳에서는 오프라인이 아니면 진행할 수 없다고 연락을 주셨다. 연락을 주고 논의를 했던 분은 밀레니얼 세대 (최소 Y세대) 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분이 온라인을 고집하는 나와의 대화에서 난색을 표하신 것은 위에 계신 분들의 '확고한???' 방향성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위에서 정책적으로 오프라인을 고집하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는 다른 이유였을 수 있다. 초빙강사가 맘에 안들었거나, 강의료가 비쌌거나, 기타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 있다. 솔직히 그게 이유라면 나는 상관이 없다. 그 조건에 맞는 더 좋은 강사를 찾으면 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 이유가 그저 기존에 해오던 방식 때문이었다면, 그건 나로서는 꽤 안타까운 일이다.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이 트렌드를 잘 읽고 제안을 해도 윗선???에서 과거의 경험들을 토대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가 원인이라면 그것은 말 그대로 구조적 문제이므로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그 경향이 지속되면 낡은 업무방식 때문에 '새로운 피'가 들어와도 곧바로 그만둔다. 조직은 점차 고인물이 되고, 잡플래닛과 같은 평가 사이트에서 나쁜 피드백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피드백이 안나오게 직원들 교육 좀 해달라는 회사도 있다. 물론 구조적 문제, 리더의 문제를 열심히 설명해 드리지만, 여전히 듣지 않는 회사도 적지 않다. 그런 경우 내 역량, 권위, 설명능력의 부족이라 생각하며 교육을 거절한다.)
'우리는 중요한 과도기를 경험하고 있다'는 말을 가끔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애자일'은 끝나지 않는 과도기를 연속해서 산다는 개념으로 이해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여라도 과거의 생각에만 관점이 고정되어 있으면, 너무도 쉽게, 너무도 빨리 도태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불안해하며 허둥댈 필요는 없지만, 나의 경험과 지식만이 나를 구해줄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도 버려야 할것이다.
필자 역시 ZOOM을 사용하고, 구글 사이트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영상 편집을 해보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는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재밌어 지곤 한다.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또 공부해야 되나 짜증나기 보다는 더 좋아진 부분 때문에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사회와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권을 가진 '디지털 이주민' 들은 더 많이 마음을 열고 '디지털 원주민'에게 배우고 즐겨야 한다.
그게 앞으로 지속될 애자일 시대를 사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