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ZOOM), 카카오톡 오픈채팅, 유튜브를 활용한 노하우 공유 경험담.
꽤 오래전부터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었다. 개인에게는 스카이프가 있었고, 기업들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되었다. 문제는 연결의 안정성이었다. 스카이프는 대체적으로 괜찮았지만, 다중으로 접속했을 때는 여지없이 '불편하고 피곤했던' 기억을 남겨 주었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화상회의는 비교적 안정적인데다가 대형 화면들이 갖춰져서 효율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대비했을 때 '상호작용'에 관한 아쉬움은 늘 있었다.
작년에 ZOOM에 대해 들었고, 휴대폰에 앱을 깔아만 놓았다. 그리고 작년말이 되어서야 ZOOM을 경험해 보았다. 일단 안정성 (달리말해 쾌적성) 이 훌륭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상호작용' 요소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게 있었네?" 과거에 스카이프 다중 접속에서의 끊김과 피곤함은 거의 없는데다가 오프라인 워크샵은 상당 부분 대체할 만한 수준의 '상호작용' 기능이 나를 흥분하게 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것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강의자, 교수자, 퍼실리테이터는 물론이고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많이 곤란해 한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었다. 물론 나도 이 업계 종사자이니 당연히 자주 듣게 되는 말이었다.
운이 좋아??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강의 대부분 취소되는 와중에 온라인 워크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오프라인에서 재미있게 하던 것을 온라인으로 옮기려니 처음에는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운에 운이 더해졌는지, 과정을 총괄 운영하는 임원분이 직접 꼼꼼하게 사전 체크와 피드백을 해주셨고,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참가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반응을 해주셨다. 결론적으로 '좋은 도구를 잘 쓰기만 한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대체 가능한 부분도 꽤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워크샵 참가자 일부는 '오프라인 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고 피드백 하기도 했다. 단순히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섰다는 것이 외에 교육, 훈련의 목표가 더 잘 달성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동시간대에 다수의 참가자가 피드백을 쓰고, 말하고, 평가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이 정해져 있는 콘텐츠라면 어쩔 없이 일방향이 되기 쉽지만, 워크샵의 형식을 띠고 내용에 대해 토의를 하고, 새로운 제안을 하고, 관련된 연습을 하는데에는 줌의 '상호작용' 도구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런 좋은 경험들이 쌓이다보니 나름의 자산이 되어가고 있었다. 굳이 개념을 정해보자면 '온라인 퍼실리테이션 스킬' 라고 할 수 있겠다.
직업이 돈 받고 강의하는 사람이다보니 '노하우를 나눠보겠다'는 생각 뒤에는 '이거 유료로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따라 붙었다. 다행히 그 생각이 '기성세대'의 관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대의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을 응용하고 믹스해서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노하우를 나눈다는 것은 공익적 느낌이 있기는 하나, 결국 나의 유익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속으로 재확인 했다. 생각이 정리되었으니 시간을 늦출 이유는 없었다. 바로 실행에 옮겨 보았다. 애자일하게!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해 '온라인활용노하우'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한동안 열심히 하지도 않았던 페이스북에 공지를 했다. 몇명만 오시더라도 노하우를 나누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놀랍게도 소문이 소문을 타고, 지인이 지인을 소개해 주셔서 예상을 훨씬 넘는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다. 감사한 것은 평소에 존경하던 전문가, 베스트셀러 작가 분들도 참여해 주셨고, 다양한 연령대인 분들이 함께해 주셨다.
그 순간 다시 깨달았다. 내가 가르쳐 드리고 선심쓰는 자리가 애초에 아니었다는 것을. (평소 코치와 퍼실리테이터의 태도를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참 쉽게도 까먹는다.) 참가자 분들 중에는 나보다 워크샵에, IT기술에, 전문성에 앞서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결국은 나도 나누고, 참가한 분들로부터 배우고, 함께 질문을 나누고 답을 하는 시간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공지를 하니 역시나 긴장감의 수위가 높아졌다. 마감기한 효과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한 것,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열심히 캡처하고 PPT자료를 업데이트 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신청해 준 참여자 분들을 생각하니 즐거운? 긴장감이 있었다.
줌 미팅 예약은 3분도 안걸리는 작업이지만, 이번에는 세부 설정에 신경을 써보았다. 온라인 대기실 기능을 어떻게 할지, 소그룹은 어떻게 운영할지, 설문을 할지 말지등, 생각보다 고민해 볼 '꺼리'가 많았다. 반대로 보면 ZOOM은 그만큼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많이 구비하고 있다. (나는 이미 ZOOM의 팬이 되어있다!)
2시간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추가로 40분 정도 Q&A세션을 이어나갔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진지하게 참여해 주셨다. 처음에 설정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 하셨던 일부 참가자들도 금방금방 기능들에 익숙해 지셨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역시 Q&A. 많은 분들이 여러 관점의 질문을 해주셨다.
질문을 받으면서 내가 생각지 못했던 관점을 보고, 배움을 얻게 되었다. 더 좋은 것은 참가자들이 서로 협업해 가면서 Q&A를 완성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워낙 기대가 컸었는데, 자발성을 가진 이들만 모여있는 그룹은 늘 기대 이상으로 즐겁다. 이번에는 훨씬 더 기대 이상이었다.
2시간이 넘는 미팅을 ZOOM은 꽤 깔끔한 수준의 영상으로 녹화를 해준다. 문제는 영상 편집에서 덜어낼 부분을 골라내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편집을 해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내가 아까 했던 말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게 된다.
나의 말 습관도 새삼스레 체크하게 되고, "이렇게 말하면 더 좋았겠다" 싶은 부분이 많이 보였다. 겨우겨우 핵심 내용만을 추리고, 부족한 편집 실력에 참가한 분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처리도 일부해서 당일에 공유를 했다. 이렇게 한 싸이클??을 돌려보니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었지만, 충분히 해보고도 남을만한 경험이었다.
모임에 참여한 분들이 주신 피드백 중 가장 많았던 것은 "새로운 힌트가 계속 떠올랐다" , "나도 해봐야겠다는 의욕과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취지가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내 덕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우길 수는 없지만, 벌써 100명 참가 완판!! 된 리모트워크 세미나가 있고, '디지털역량연구회' 세미나도 알게 되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온라인에서도 그 전문성을 나누면 사회 전체에 큰 유익이 될 것이다."하는 오지랖 넓은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건 이타적인 사고 같지만,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매우 이기적인 사고이기도 하다. 긍정적 의미에서. 앞으로 이 흐름을 이어서 가고 싶다.
이런 흐름을 잘 만들어 간다면 글을 쓰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많은 이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전문성을 나누고 배울 수 있을테니 말이다. 당연히 Originality가 있는 좋은 컨텐츠와 워크샵이 정당한 금액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활발한 시장'의 형성도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신에게 전문성, 경험, 역량, 나눌 TIP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라. 온라인의 장점은 돈이 거의 안든다는 것이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기꺼이 겪어보겠다는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시작할 수 있다.
필자 역시 디지털 이주민인 것을 감안할 때 디지털 원주민의 수준에는 한참 못미친다. 하지만 원주민과 이주민 이 각자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계속하다보면 더 좋은 교류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