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실행력, 현실 수용, 세가지의 상관관계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가끔 듣는다. 불교가 마음을 이해하는 공부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삶을 사는 자체에 대한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막연하게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욕심에 대한 이해였다. 욕심, 욕망이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걸 다 내려놓으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역설적으로 돈 때문에 괴롭고 불편한 삶을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없이 혼자 산다면 얘기가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나만 그런 의문을 가진게 아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질문에 대한 법륜 스님의 답변은 상당히 명쾌했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서 욕심에 관련한 여러 즉문즉설을 듣고 내 나름대로 정리한 생각은 이렇다.
목표(욕구)를 세워놓고 기꺼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을 (기꺼이) 하고 있다면 그것은 욕심이 아니다.
욕구 - 내가 원하는 바가 있는가?
실행 - 원하는 바를 기꺼이 실천하는가?
수용 - 원치않는 결과가 나와도 편하게 수용하는가?
위의 세가지, 욕구, 실행, 수용 세가지를 조합해보면 대략 이런 그림이 나오는 것 같다.
1. 욕구 X 실행 X 수용 O
수행자. 실행을 아예 하지 않는다기 보다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대부분인 상태.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2. 욕구 X 실행 O 수용 O
달관한 직장인 또는 재가 수행자. 뚜렷한 목표는 없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함. 열심히 했음에서도 결과가 나빠서 욕을 먹더라도 허허 웃고 넘어감
3. 욕구 O 실행 O 수용 O
심신이 조화로운 경영자. 뚜렷한 목표와 열망도 있고, 필요한 행동도 한다. 그럼에도 결과가 어떠하든 빠르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에 집중한다. '진인사 대천명'
4. 욕구 O 실행 O 수용 X
위험성이 있는 사장님. 뚜렷한 목표와 열망도 있고 정말 열심히 산다. 하지만 노력한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화를 내고 크게 낙담하고 괴로워한다.
5. 욕구 X 실행 O 수용 X
보통의 인간적 직장인. 뚜렷한 목표는 없지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한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가 나쁘고 욕을 먹을까봐 조바심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음
6. 욕구 O 실행 X 수용 O
꿈'만' 꾸는 몽상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실행은 하지 않고 생각만 하고 있다. 열망하면 우주가 움직인다는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만다.
7. 욕구 O 실행 X 수용 X
현실을 탓하는 반항아. 남들만큼 잘 살고 싶은 열망은 있으나 실행은 하지 않는다. 실행해도 이것 때문에, 저것 때문에 안되는 것이라며 화를 내고 현실을 부정한다.
당신은 몇 번 상태에 주로 있다고 생각하는가? 난.... 4번 언저리에 있으면서 2,3번을 오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