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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ul 10. 2020

발표 내용을 구성할 때는 딱 세가지 포인트!

발표를 준비해야 한다면 첫번째는 청중의 니즈를 파악하고, 청중과 발표자 서로가 목적하는 바를 되짚어 보고, 이제는 그에 맞게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현업에서는 이미 가지고 있는 내용을 편집 및 슬라이드 재활용(?)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온전히 새로운 기획을 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 강력한 포맷을 알아보자.  이해하기는 쉽지만 다양하게 즉각적으로 적용하는데에는 반복된 실전 훈련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도입, 본론, 증거, 단순한 세 단계를 만들어 연결한다. 


코스요리로 말해보자.  우선 도입은 애피타이저, 입맛을 돋구워 메인 요리에게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 본론은 메인 요리,  컨셉이 명확한 대표 메뉴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 증거는 다양한 소스와 디자인, 각 요리에 적용된 소스, 토핑, 플레이팅(plating), 타이밍이 다양한 감동을 준다. 

이와 같이 도입에서는 본론에서 다룰 내용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켜야 한다. 다음 본론에서는 전체적으로 할 말이 무엇인지를 간결하게 정리한 키워드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증거 부분에서는 각 본론 키워드를 보조해 주는 논리적, 감성적 자료를 풍부하게 제시하여 듣는 이들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각 단계는 그 역할을 명확히 수행하도록 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각 단계가 다른 단계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도입은 본론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어줘야 하고, 본론은 뭘 말하려는지 전체 큰 그림을 잡아 증거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되도록 해야 하며, 반대로 증거 부분은 본론의 주장이 납득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럼 각각의 영역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그 방법을 알아보자. 




1. 도입부


도입에서는 내가 말하려는 주제와 내용을 듣는 이들이 '왜' 관심을 갖고 들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듣는 청중들은 이후에 나올 본론의 내용에 관심을 갖는다. 청중이 이미 주제를 알고 있고 어느정도 흥미를 갖고 있는 경우에도 이 과정은 필요하다.  이렇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면 도입은 그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도입부는 듣는이의 관심 키워드를 찾는 것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내가 말하려는 키워드나 주제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과 세일즈 전문가들이 언제나 고민하는 그것과 동일하다.  새로운 화장품을 출시하게 되었다면, 그것을 구매할만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고, 그들의 주요 관심사 (미백, 피부관리, 편의성, 휴대성, 디자인 등) 를 파악한 후 가장 관여도가 높을만한 키워드를 찾아 매칭하여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키워드를 찾아 실제로 메시지를 구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양한 접근이 있겠지만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의 작동원리와도 연결되어 있다.  바로 '이익' 또는 '불익'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점은 그 이익이나 불익이 듣는 이에게 '피부로 와닿게' 표현해 주는가가 핵심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이익과 불익을 섞어서 말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이익과 불익 중 어느 한쪽을 충분히 강조해 주는 것이 더 좋다. 


앞서 언급한 화장품을 생각해보자. 화장의 편의성을 중요시하는 바쁜 30대 직장인 여성을 고려해 쉽고 빠르게 화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제품이다.  그렇다면 관련되는 키워드는 이와 같을 것이다.  '출근, 지각, 빨리, 쉽게, 그럼에도 예쁨, ....'  이 중에서 이익이나 불익에 관련된 키워드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익은 '늦잠', 불익은 '오늘 하루' 라고 해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익 - 늦잠. 


"우리는 모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쁜 나에게 아침의 달콤한 늦잠을 허락해 줘야할 때도 있지 않나요?  아침의 달콤한 늦잠은 몸도 쉬게 해주지만 피부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당신의 늦잠을 허락해주는 아이템을 오늘 말씀드리려 합니다." 


불익 - 오늘 하루


"아침을 허둥지둥 시작하신적이 있나요? 네, 그럴때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말이죠.  문제는 아침을 그렇게 시작하면 하루 전체가 꼬여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화장도 못하고 허둥지둥 나와서 하루종일 얼굴에 신경이 쓰인다. 그 한가지만으로도 종일 불편할 수가 있습니다.  그 '허둥지둥'을 '여유'로 바꿀 수 있는 작은 완소템을 하나 말씀드리려 합니다." 

결국 말하는 의도와 중심개념은 동일했으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다. 이익 키워드는 인간의 '추구' 욕구를, 불익 키워드는 인간의 '회피' 욕구를 자극시켜준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두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사용하면 그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방향을 명확히 잡아서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좋다.   




2. 본론부 


본론에서의 핵심은 명확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3-3의 법칙만 기억하면 된다. 즉, 3개의 키워드를 정하고 3회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이다. 개념적으로는 너무 간단하고 쉽지만, 실제 워크샵을 해보면 잘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중심성'이다. 자기가 이해하고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그냥 나열하는 것이다. 마치 요리사가 요리를 하지 않고 그냥 재료를 되는대로 끓이고 볶고 지져서, 만들어 지는대로 두서없이 내놓는 것과 다름없는 발표가 의외로 많다. 

발표할 내용이 많다면 우선은 중심 개념과 주변 개념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심 개념을 세개의 주요한 키워드로 묶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주변 개념을 본론의 하위 키워드로 두거나 아예 다음에 나오는 '증거부'로 배치할 수도 있다. 


실전 발표에서는 두가지 포인트를 꼭 기억해야 한다. 


첫째, 청중이 수용하고 기억할 수 있는 적정 분량을 생각한다. 


보통 발표자는 청중보다 내용을 더 많이 알고 있고 이해도도 높으며,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많다. 하지만 그 욕심을 되돌아보면서 청중 입장에서 어떠할지를 반복 체크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청중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덜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덜어낸 부분이 여전히 중요하다면 부연 설명을 해주거나 자료 슬라이드의 '유첨' (Appendix)에 추가한다.  


둘째, 큰 그림, 큰 흐름의 키워드 세트를 명확히 제시한다.


대부분의 경우 청중의 머릿속에는 발표의 큰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전체 내용을 압축한 키워드 세트를 반복해서 제시함으로서 전체 내용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같은 키워드를 반복해서 말하면 청중이 지루해 하거나 불편해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간 중간 흐름을 짚어주는 것은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해주므로 큰 도움이 된다.  내용의 흐름을 알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첫번째, 두번째,..' 라는 표현을 함께 쓰는 것이 더 좋다.  특히 본론의 내용을 시작할 때에는 꼭 전체 키워드 세트를 언급하고 시작해 주어야 한다. 




3. 증거부 


각 주장의 세가지 포인트가 명확해졌다면 이제는 각 포인트를 들은 청중이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증거는 대표적으로 예상되는 상대의 반론, 관련된 숫자와 통계, 관련된 사례의 세가지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청중 파악이 잘 되었다면 어떤 성격의 증거에 더 많은 신경을 쓸지 방향이 나온다. 그럼 활용 가능한 세가지 유형의 증거를 알아보자. 


첫째, 상대의 반론.


내용이 전문적이고, 청중의 지식과 경험 수준이 높을수록 중요해지는 증거는 '예상되는 반론 언급'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이 내구성, 기능성, 효율 모두가 최고 수준인 반면 높은 가격이 흠이라고 생각해 보자.  청중이 '높은 가격'에 신경쓸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그것을 은근히 얼버무려 넘어가지 말고 명확하게 정공법을 쓰는 것이 좋다.

  

"물론 이 제품은 가격이 높습니다. 그것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론에 대한 나의 의견 제시)" 


이렇게 표현하게 되면 청중은 발표자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정보를 전달한다고 느끼게 된다. 발표 외의 모든 관계에서 이러한 종류의 신뢰는 설득에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한국인 청중의 경우 불만, 반론, 의문에 대해 손을 들어 질문하지 않는 편이다.  즉,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자는 항상 어떤 주장을 제기한 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둘째, 관련된 숫자와 통계 


숫자와 통계를 언급할 때 고려할 점이 있다.  우선은 관련 자료를 띄우기 전에 궁금증을 일으켜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언급을 해줄 수 있다. 


"그럼 관련된 수치는 어떻게 말해주고 있을까요?" 
"이것은 숫자로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여 주었다면 잠시 기다리는 것도 좋다. 발표자는 할말을 머릿속에 정리할 수 있고, 청중은 슬라이드의 숫자와 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숫자 중심 자료를 설명할 때는 가급적 큰 그림에서의 핵심 포인트를 먼저 말해주고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야 한다. 


셋째, 관련된 사례 


관련된 사례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구체적이라는 것이 꼭 내용이 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6하 원칙을 고려해 가며 말함으로서, 청중이 상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예 슬라이드를 끄고 (슬라이드 쇼 상태에서 키보드의 B 버튼을 누르면 검게 전환된다.)  이야기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례를 이야기한 후에는 그것이 주제, 주장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다시 한번 언급해 주고 마무리 한다. 




그리고 마무리,


이렇게 내용의 전체 뼈대가 모두 잡혔다면 최종 마무리에는 전체 내용을 요약해 주거나, 설득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길게 말할 부분은 위의 증거 부분에서 충분히 말하고, 마무리에서는 최대한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어디에나 응용 가능한 구조.


글을 읽으며 이미 느꼈겠지만, 이상의 '도입, 본론, 증거'를 구성하는 능력은 단지 프레젠테이션 뿐 만이 아니라, e-mail, 구두로 하는 짧은 보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본 구조를 온전히 숙지하고 나면 내용을 머릿속에 빠르게 정리할 수 있고, 자연히 전달하는 능력도 배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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