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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Oct 03. 2020

랜선 걷기 대회의 소중한 경험

걸으며 한번, 이야기 하며 또 한번 힐링이 되는 모임.

'랜선 걷기' 가능할까?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참가하는 사람이 있을까? 반신반의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혼자 걷다보니 편한 것도 있지만 적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런 아쉬움, 느끼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걷기 열풍이 있어서 여기저기서 모임이나 미션 수행 같은 것이 있는데, 온라인으로 대화하며 걷는 형식은 없는 것 같아서 만들어 본 것인데요. 결론적으로는 7명의 참가자와 정말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어서 그 이야기를 기록해 놓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아침에는 비가 살짝 왔었는데요. 각자 계신 곳의 날씨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집을 나오며 얼굴 인증샷을 찍어 카톡에 올리고, 초반에는 줌에서 비디오를 켜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본격적으로 걸으면서는 음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구요. 일단은 각자가 길을 걸으면서 중간 중간에 좋은 풍경을 담아 카톡에 올리니 재미도 있고 다른 장소를 알게 되는 유익도 있더군요.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외로움, 그리고 약한 연결 


걸으면서 하는 대화. 혼자서 걸을 때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다, 음악을 듣는다 하는 분도 계셨는데요. 걸으면서 하는 대화는 그 이상으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형식이어서 그랬을까요? 관심사에 연결성이 있어서였을까요? 이유가 어찌 되었든, 우리는 '약한 연결'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여기서 '약한 연결' 이란 흔히 말하는 학연, 혈연, 지연과는 관계없이 어느정도 비슷한 관심사나 가치관으로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마음 편하게 오픈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최근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꽤 여러번 나왔습니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지만 외로울 때가 있는 것이죠.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나와 많이 얽혀 있는 것이 없는, 그러면서도 관심사는 비슷한 타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들과 아침에 일어나서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죠.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각자 다른 곳에 있기에 풍성해지는 풍경


 모임의 컨셉상 각자가 자기 집 근처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 바로 뒷산이지만 5년만에 온것 같다." "얼마전에 이사왔는데 이렇게 좋은데가 있는지 몰랐다." , "우리 동네에 이런 좋은 곳이 있는데 지나가면 들러보세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요. 각자가 자기 사는 근처에서 사진을 찍어 나누었을 뿐인데, 같은 시간에 여러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어떤 분은 활짝핀 장미꽃을 하나하나 정성껏 찍어서 올려 주셨구요. 저는 한 시간쯤 산을 올라 풍경을 나누었습니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경치 좋은 풍경들이 많았구나~ 하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산책로, 공원, 산, 바다, 꽤 다양한 코스를 간접 경험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의외로 괜찮은 영상과 음성 품질 


집이 아닌 외부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를 나눌 때 끊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거의 80~90% 정도 수준의 명확한 음성 전달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네요. 한분의 소리가 끊겨 들렸는데 이어폰의 문제였구요. 이어폰 바꾸니 해결되더라구요. 저의 경우는 갑자기 끊기기에 봤더니 놀랍게도 야외에서 쭉 Wifi로 연결이 되어 있었더군요.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바로 5G로 바꿨더니 회복되었습니다. 많이 접속해도 음성을 중심으로 하면 거의 문제가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풍경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만 비디오를 켜면 딱 적당한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줌에서의 채팅은 적절하지 않지만 카톡에서의 대화와 사진 공유로 충분히 잘 대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랜선 걷기 방식의 좋은 점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걸으며 한번, 이야기 나누면서 또 한번 힐링이 됩니다. 일단은 우울감이 찾아올 때 가장 권하는 것이 '움직이는' 행위입니다. 그 중에서 걷기가 좋은 방법이 되고요. 좋은 사람들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좋은 치료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진행 방식의 장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오프라인으로 모였다면 장소를 정하고, 늦게 오는 사람 기다리고, 너무 먼 사람들은 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입니다. 랜선 걷기는 일단 '큰맘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의외로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늦게 참여해도 반갑게 함께할 수 있구요. 말하기보다는 조용히 듣기 원하는 분들도 참여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형태로 자유롭게 참여하는 것이죠.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가자들이 중간 중간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랜선 걷기가 지속되면 가능한 것.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고 참여한 멤버들도 공감하셨던 부분인데요. 이런 모임이 계속 되다보면 결국은 온오프라인이 통합될 것으로 기대되네요. 코로나 상황이 해결되면 오프라인에서 모일 수 있을 것이구요. 오프라인으로 못오더라도 여전이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누군가 전국일주를 하고 싶어한다면 각 지역에 계신 분들과 만나서 일부 구간을 동행하며 걸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한 누군가가 개최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멤버 누구라도 "나는 이시간에 여기를 걸을 예정입니다. 함께하실분?" 하는 식으로 초대하고 함께 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 뇌과학에서 주목하는 것이 있죠. 바로 운동이 뇌를 활성화 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꼭 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사람마다 원하는 대로, 느린 산책, 적극적인 트래킹, 또는 자전거 .. 어떤 것이든 몸을 움직이면서 건강도 챙기고, 뇌에 자극도 주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지혜를 얻는 모임이 되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 걸었지만 모두가 함께한 듯한 신기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랜선 걷기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의 오픈 채팅 링크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걷기 대회는 수시로 열릴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https://open.kakao.com/o/g7u4Uxyc

채팅 비번 - 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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