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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Dec 28. 2021

유럽에서의 조용한 크리스마스, 그리고 성당과 잔다르크

자주 경험하기 힘든 유럽에서의 크리스마스, 그냥 잘 쉬고 푹 잤다.

프랑스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40년을 훌쩍 넘게 살았지만 처음 경험하는 것 맞다.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게 되었지만 리모트워크를 함께하는 일행과 함께 프랑스에 와있다. 프랑스인 지인 가족의 고마운 초대를 받아 정말 특별한 시간을 보낼것으로 기대했으나 ..  결국 코로나 상황으로 무산되었다.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오히려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더 들기는 했다.  

일정을 가볍게 변경해서 와인으로 유명한 마을을 잠깐 둘러보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간단해 보이는 메뉴였는데 맛은 일품.

중세풍을 지향하는 곳 같은데 모던해서 좋았다


프랑스에 와서 내 눈에 띄는 곳은 역시 성당과 성이다. 로마제국의 영향을 1순위로 받은 곳이니 카톨릭 성당이 많은 거야 당연할 것이고, 성 (샤또)은 우리에게 와인과 한몸같은 이미지니 그렇다.  중세 시대에 모든 것이 신의 말씀 (정확히는 교회 권력의 말씀?) 중심으로 돌아갔을 것이라 생각해보면 당시 사람들에게 구원이 얼마나 중요했을까를 종종 생각하게 된다. 권력자가 신의 말씀을 인용해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사람들은 모든 행동에 자기검열을 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떤 기준에 벗어나는 존재를 아예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가 된다는 것.  그래서 작게는 같은 마녀 사냥이 있었고, 크게는 구교, 신교 사이의 길고 긴 전쟁이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에 쳐들어온 영국군을 성녀 잔다르크가 물리치기도 했다.

 그럼 의아해진다. 성녀 잔다르크의 군대는 천사, 영국군은 모두 악마가 되지않는가? 그럼 당시 영국인들은 이슬람교도라도 된다는 것인가? 성당에 안치되어있는 잔다르크 동상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고마운 성녀 잔다르크여.  언제나 우리를 보호해 주소서.  


잔다르크는 프랑스 샤를 7세의 질투심, 영국과 결탁한 부르고뉴파의 재판으로 마녀사냥  당하듯 처형되었다. 성녀 잔다르크는 결국 국가간의 정치적 유불익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그리고 대중들은 권력자들의 말에 의해 그녀를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 생각했다가 마녀라고 생각했을수도 있는 일이다.


우리가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순간 누군가에게 독재자와 같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일수 있다. 심지어 그런 폭력을 저지르고도 신의 정의를 실현했다고 착각할수도 있는것이고. 크리스마스, 그리고 부처님 오신날이 돌아오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그분들이 지금 다시 온다면 다른 종교인에 대해 어떤 말과 행동을 할까.


머나먼 타지에서의 크리스마스는 함께온 일행과 함께 넷플릭스 신작 '고요의 바다'와 함께 고요한 밤을 보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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