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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an 04. 2022

인문놀이터, 학원은 아니지만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1년 반의 인문학 학습, 효과에 대한 중간 보고서

지난 1년 반동안 인문놀이터를 하면서 저와 딸이 경험한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리, 역사, 철학을 순서대로 공부했는데요. 예습으로 책 읽고,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매주 가졌습니다. 결과, 딸의 경우 영어 토플, 한국어 문해력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반가움'을 많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바로크, 르네상스, 프랑스 대혁명 등 수많은 사건들을 연결해서 이해했기에 가능한 것이죠. 영어 단어를 모르는 경우에도 배경 지식이 있으니 '문맥적'인 이해를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지문에서도 배경을 모르면 외워야 하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구요. 성적이 좋아진 것보다 중요한 것, 공부를 할 때 '어? 내가 아는 그거네?'하는 반가움을 경험하게 된 것이죠. 당연히 공부의 몰입도가 올라갑니다.  성인인 저의 경우 모임에 참여하는 성인 (부모님, 일반 성인 모두) 분들의 전문성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각자의 내공과 경험치들이 있으시니까요) 학생 참여자들에게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배웠습니다. 책만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지식의 확장을 경험하는거죠. 이런 결실은 작은 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먼나라 이웃나라'를 처음 제대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으면서 지리적 조건의 중요성을 이해했습니다. 그 외에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만화책을 뒤늦게 읽으면서 두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진작 읽을 것을...', '왜 학교에서는 이런 것을 재미있게 배우지 못했을까?'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딱 5학년이 된 딸에게는 알려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공부할 때는 재미있게 했지만 다른일에 밀릴때가 많아 아쉬웠습니다. 마침 코로나로 온라인 시대가 되었으니 '온라인 모임'을 하자! 생각하고 딸과 함께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분명히 저희 집처럼 '아이들과 함께 뭔가 하고 싶은 부모님'들이 계실거라 생각했구요. 공부보다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취지로 딸이 '인문 놀이터'라는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셨는데요. 서툴게 운영된 것이 많았지만 피드백을 나누며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매주, 거의 빠짐없이 지리, 역사, 철학을 꿰뚫는 여정을 1년 반째 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핵심 내용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이게 대표적인 시행착오였는데요. 학생 참여자들의 피드백은 '소회의실'에서 자기들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재밌다! 였습니다. 그래서 점점 설명은 줄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비유, 예시, 질문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설명이 길어지면 딸이 경고 사인을 줍니다.^^) 인문학이 세상에 대한 '배경지식'이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록 '원리'에 해당되는 것을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어떤 문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해결해 가는지에 대한 풍부한 사례를 보고 토론하면서 함께 성장했습니다. 완벽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암기하는 것보다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씨즌2, 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하는 '역사철학 강의', 권리 확보를 위한 노력의 여정이 담긴 '사회계약론'을 공부했구요. 앞으로 국가, 정치, 정의, 의무 등에 대해 배울 예정입니다. 하나의 주제 챕터를 5주 단위로 진행하구요. 1주차는 공개 모임, 이후 4주간은 유료 멤버 모임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개모임만 참여하고 개별적으로 책을 읽으시는 것도 권해 드리는 방법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의 모임에 가입하시면 안내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인문놀이터에 참가하실 분을 위한 링크와 비번입니다. 

https://open.kakao.com/o/gtrXncyc  비번 : 'dlsans' (인문을 영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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