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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an 30. 2022

코로나 시국, 조심조심 프랑스 리모트워크 &여행기

코로나 시국에 다녀와서 조심스러웠습니다.

먼저 변명을 하자면, 코로나 시국이 괜찮아지고 있다는 시점에 프랑스 리모트워크 트립 예약을 했고, 중간에 오미크론이 터지고, 고민을 하다가, 먼저 유럽에 가있는 일행들과 상의를 하고, 고민 끝에 다녀왔습니다. 여행 내내 방역수칙을 최대한 지켜가며 다녔습니다.^^ 


이번 프랑스 리모트워크 트립에서 여행한 부분을 중심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메모해봅니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중인 분들께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에서 운전하기 - 저렴한 수동 소형차를 빌려서 보르도에서 파리,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수동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형차에 짐도 꽉꽉 실어서 승객들이 불편했지만 무사고로 잘 다닐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는 혹여 ‘하이패스’로 잘못 갈까봐 진땀 흘렸네요^^


성(샤또, Château)과 같은 곳에 살고 계신 지인 댁 방문 - 정말 놀랐습니다. 보르도의 넓은 평야에 지어져 있는 커다란 성, 원래의 구조를 하나도 건드리지 않으면서 최신식 설비를 적절하게 추가한 집이었는데요. 방마다 전원 콘센트가 4,5개씩 있더군요. 인상적이었던 것은 천정을 받치는 구조물이 모두 (못박음까지) 원목으로 되어 있었던 것인데요. 한옥의 구조 및 외관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되는 ‘한산한 루브르 박물관’ - 그 넓은 리슐리외, 드농, 쉴리관을 자유롭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사치를 누렸습니다. 원래 사람들이 많아서 앉아서 쉬기도 힘들다는데 곳곳에 있는 벤치에 여유롭게 앉아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유럽의 역사는 물론이고, 유럽에 영향을 준 동방문명, 북아프리카 문명, 그리고 전세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엄청난 기회를 주더군요.


프랑스어로 커피 주문하기 - 프랑스어는 스페인어 대비해서 발음이 너무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접고 있었는데, 이번에 프랑스어를 조금 공부하고 현지에서 써먹는 재미를 경험했습니다. 정말 단순한 표현뿐이었지만, 역시 경험 자체는 소중하고 재미있네요.


한국의 90년대 순천을 경험한 프랑스인 남편을 둔 한국인 분의 초대 - 비즈니스로 한국에 와서 순천, 광양, 여수등을 골고루 다니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가수 안치환을 좋아한다는 프랑스분. 그런 분과 결혼해서 살고 계신 한국인 분의 초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워낙 센스있는 분이셔서 맛있는 디저트 후에 만둣국을 끓여주셨고, 심지어 떡볶이 재료까지 챙겨주신 덕분에 매운맛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프랑스 젊은이들과의 대화 - 너무나도 고마운 기회로 한국어를 배우는 분들과 만났습니다. 모임을 주선해 주신 분이 “대화가 아주 잘 통하지는 않아서 마지막에는 영어로 대화를 마무리하더라구요”라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우리는 끝까지 프랑스어와 한국어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분은 어머니가 일본인이셔서 일본어를 오랬동안 해왔던 저와 말이 통해서 서로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모임을 주선해 주신 분께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큰 정원이 딸린 숙소 -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없지 않지만,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이런 집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자체가 특별했습니다. 여기서는 안먹던 와인도 먹게 되더군요. 와인, 쏘시송 (프랑스의 육포?), 치즈는 거부하기 힘든 조합입니다.


올림픽 조정경기가 열리는 커다란 호수 산책 - 이 역시 한국의 양평, 미사리에도 있는 풍경이지만, 외국에서 이런 곳을 본다는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넓은 호수, 높은 하늘, 끝없는 평지, 상쾌한 공기 덕분에 산책하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프랑스 식재료로 한국 음식 만들어 먹는 재미 - 파리 근교에 숙소가 있어서 사먹기보다는 해먹는 쪽은 선택했습니다. K-마트에 가서 고추장과 한국 라면만 사왔고 나머지는 근처 수퍼에서 모두 사다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의외로 맛이 괜찮아서 잘 먹고 다녔네요.


파리 산림공원에서의 여유로운 산책 - 잠시 일행들과 떨어져서 혼자 2시간 반을 걸었습니다. 파리 도심에 있는 산림공원, 규모도 대단했지만, 파리의 숲속을 걷고, 센느강의 다리를 지나고, 강변을 걷는 여정 자체가 좋았습니다. 산책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들도 얻을 수 있었구요.


현지 주재원 부부와의 저녁 시간 - 유럽에서 오랫동안 주재원 생활을 하신 부부의 초대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프랑스, 유럽, 한국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네요. 그중에서 조승연 작가가 말했다는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한국은 Convenience 를 추구하고, 프랑스는 Comfort를 추구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더 편하기 위해 계속 바꾸지만, 프랑스는 편안하기 위해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속성이 있다고. 그래서 한국은 디지털과 더 잘 맞을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유럽 각국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을 어떻게 보는지를 반어법으로 풍자한 ‘The perfect European should be’도 재밌었는데요. 운전은 프랑스인처럼! 이라는 대목에서 혼자 빵터졌습니다. 속도 지켜가며 운전하다가 상향등 몇번 맞고 추월당한 경험이 적지 않았어서 말이죠.


프랑스 홍합집 - 원조집이라 일컬어지는 벨기에 출신인 주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홍합집. 오래전 벨기에 출장 갔을 때 먹어본 이후로 너무 오랜만이었네요. 일행 한분의 어머님이 원격으로 식사를 쏘셔서^^ 더 맛있게 먹었던 홍합!


코로나 시국, 안전 제일 - 출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검사, 프랑스 도착하자마자 현지 인증서로 교환 (유료), 귀국전에 프랑스 현지 코로나 검사, 한국 와서 자가격리, 즉시 한번 더 코로나 검사. 절차가 많기는 했지만 시종일관 '음성'이 나왔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도 90%이상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더군요. 그리고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등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상으로 프랑스 리모트워크 트립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놀기만 한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하던 일을 이곳에서도 했는데요. 코로나 직전까지만해도 줌으로 대화하는 자체를 매우 낮설어 했는데 이제는 워낙 일상의 일부가 되어 해외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네요.  다만 시차,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 숙소를 구하는 경우라는 변수는 생각해야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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