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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eong Nov 13. 2016

영업의 고수는 다르게 생각한다

마르틴 림벡

예전에는 영업이란 어휘가 이상하게도 없어보였다. 

대학 졸업후 취업한 첫 회사에서 맡은 업무는 정확하게는 국내 영업이었다. 외국계 기업이라 외국 본사 및 중국 공장과 국내 바이어를 연결짓는 업무였는데, 이상하게도 국내 영업이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다. 어느 날, 취업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묻는 설문조사 전화가 왔다. 어느 부서라고 묻는 질문에 영업부라고 말하는 것을 어렵게 돌려 말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인생은 영업이더라.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대부분 거절당하고. 가끔 성공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부탁해야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인상 깊었던 세 문장


"화이트 주방을 꿈꾸던 누군가에게 블랙 주방과 함께 행복과 만족을 제공하는 것. 그가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영업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감탄했던 말이다. 

이 말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에서 말한 또 다른 구절이 필요하다.


"영업에선 고객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필요하다고 직접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원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그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무작정 이걸 달라고 해서 그걸 주면 평범한 사람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찰해야 한다. 책에서 나온 표현처럼, 관찰이 정확해야 분석도 정확하다. 주의깊게 관찰하고 그들도 모르는 니즈를 발견해서 감동과 행복을 전달해주는 것. 그것이 영업 뿐 아니라 모든 일의 경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객은 승자한테서만 구매한다."


어떤 대결에서 승리한 승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승자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 태도에 대한 문제이다. 제안하는 사람 스스로가 믿지 못하는 것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력과 호감이 있어야 한다. 이 두가지 중에는 실력이 먼저이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호감은 안가더라도 실력이 좋은 의사를 먼저 택할 것이다. 전문지식은 당신의 두 다리가 딛고 선 단단한 땅이다. 그 다음에 호감을 올려라. 구걸하지 않고 아부하지 않는 당당한 승자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럴때 당신의 제안이 매력적이 되는 것이다.


"최고의 영업자는 완벽하고 호감 가는 인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그가 그런 인성을 갖추게 된 것은 부지런히 자신을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뻔한 소리지만 이런 이야기는 항상 울림이 있다. 특출남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항상 다듬고, 고치고, 바꾸려고 시도한 사람만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책에서 나온 말처럼 배우고 외우는 길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책에는 영업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무언가를 끊임없이 제안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언들이 듬뿍 담겨 있다. 다만, 어투가 살짝 산만하다. 아마 저자의 성향을 최대한 잘 반영하려고 번역가가 고민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게 꼭 잘 되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개인적으론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오랫만에 자기계발서 비슷한 형태의 실용서를 읽어서 그런지, 책 내용이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말들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뇌에 쏙쏙 잘 들어오는 책이다. 오죽하면 오랫만에 글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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