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 토요일의 단상

by 류이음

어제는 토요일이었다. 주말의 바(Bar)라는 건 대체로 예측 불가능한 생물 같아서, 때로는 얌전한 고양이처럼 굴다가도 때로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드는 표범처럼 변하기도 한다.


어제의 서울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은 후자에 가까웠다. 쉴 새 없이 손님이 밀려들어 왔다.


보통의 경우라면, 그러니까 자본주의 사회의 성실한 자영업자라면 이런 날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게 정석이다.


매출 그래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데 우울해할 사장은 세상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상한 일이다.


셔터를 내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새벽 공기를 마시는데 묘하게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서울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jpg


마치 아주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마지막 한 입에서 덜 익은 면을 씹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김이 모락모락 하는 클램 차우더 수프 같은 위로를 건넸을까


그 기묘한 감정의 정체는 곧 밝혀졌다. 그것은 '완벽함'에 대한 헐거운 의구심이었다.


'과연 오늘 다녀간 그 많은 손님이 100%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을까?'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카운터석 구석에 앉은 누군가의 눈빛을 내가 놓쳐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온 손님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안주가 아니라, 적당한 온도와 적절한 타이밍의 눈 맞춤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서울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을 찾는 이들은 저마다의 고독이나 혹은 아주 사소한 기쁨을 나누러 온다. 그런데 내가 그 섬세한 감정의 결을 거친 사포로 문지르듯 대충 넘겨버린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서비스업이라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얇은 얼음판 위를 걷는 일인 것이다.


고민한다는 것, 아직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증거


하지만 관점을 조금 비틀어보면, 이건 꽤 괜찮은 징조일지도 모른다. 내가 퇴근길에 이런 시시콜콜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우리 가게가 더 근사해질 여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만약 내가 "오늘 매출 대박이네, 끝!" 하고 캔맥주나 따서 마시고 잠들었다면, '어울림'의 성장은 거기서 멈췄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민했고, 부족함을 느꼈다. 가게라는 생명체를 운영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나는 100%의 확신을 입에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갓 튀겨낸 굴튀김 정도밖에 없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할 수 있다. 내가 퇴근길에 이 무거운 고민을 멈추지 않는 한, 서울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재밌고,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아늑한 어른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혹시 어제 나의 분주함 때문에 아주 조금이라도 서운함을 느꼈던 손님이 있다면,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라.


나는 지금 더 맛있는 술과 더 좋은 분위기를 내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숙성되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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