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에겐 '놀이터'가 있었다.
휴대폰 같은 건 없던 시절이다. 굳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해 질 무렵 놀이터에 가면, 그곳엔 늘 누군가 있었다.
처음 보는 아이와도 10분이면 한 팀이 되어 시소를 탔다. '어색함'보다는 '일단 같이 놀자'는 즐거움이 먼저였다. 적어도 우리 기억 속의 놀이터는, 그런 공간이다.
선릉역에 이 작은 공간을 준비하며, 솔직히 말해 매일 밤 두려웠다. '손님들이 과연 찾아줄까?' '이 강남 한복판에서, 내가 꿈꾸는 걸 지켜낼 수 있을까?' 수많은 '어떻게'라는 질문 속에서, 내가 붙잡은 생각은 단 하나였다.
'어른들의 놀이터'. 그런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 서울 선릉 혼술바 어울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른이 된 우리는 어떤가. 약속 없이는 누군가를 만나기 힘든 시대를 산다. 카카오톡으로 수십 번의 대화를 나눠야 겨우 약속이 잡힌다. '과잉 연결'된 사회라고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 쉽게 고립된다.
그래서 어른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서울 선릉 혼술바 어울림이(가) 바로 그런 '놀이터'가 되길 바랐다. 굳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지친 퇴근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렀을 때, 그곳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그런 공간.
혼자 바(Bar) 자리에 앉는다. 하지만 내 옆에도, 그 옆에도 혼자 온 '동지'들이 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의 안도감. 내가 꿈꿨던 '어른들의 놀이터'는 그런 모습이었다.
놀이터의 그네나 미끄럼틀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분위기'다. 처음 본 사이라도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느슨한 연대감'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술을 파는 사장이기보다 이 '놀이터'의 호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사장님, 저 혼술 처음인데... 괜찮아요?" 망설이며 문을 연 손님에게는, 기꺼이 첫 '놀이 친구'가 되어준다. 직장 상사 욕을 털어놓는 손님에게는, 든든한 '대나무숲'이 되어준다.
서울 선릉 혼술바 어울림은 나에게 단순한 운영이 아닌 '철학' 그 자체다.
최근 손님들의 리뷰를 본다. "여기 와서 사람들이랑 친해졌어요." "아싸 강남 친구 생겼다."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내가 꿈꿨던 그 '놀이터'가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창업 전의 그 모든 두려움이, 뭐랄까,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놀이터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어울림'이 고프고, 나를 편견 없이 반겨줄 아지트가 필요하다.
오늘, 유난히 지친 퇴근길이라면. 어릴 적 놀이터 그네를 타러 가던 그 마음으로. '어른들의 놀이터' 서울 선릉 혼술바 어울림에 편하게 들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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