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멈춤, 강남 혼술 어울림바

by 류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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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적으로 말해서, 오늘이 화요일 저녁이라고 치자. 당신은 지독한 퇴근길 정체와 상사의 이해할 수 없는 지시들로부터 막 탈출했다. 목이 마르다. 시원하고 탄산이 강한 하이볼 한 잔이 간절하다.


당신은 강남 혼술 어울림바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그 앞에서 당신이 느낄 당혹감과 아쉬움에 대해, 나는 사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하지만 명확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매주 화요일, 이곳은 문을 열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불문율 같은 것이다. 물론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손님들이 찾을 텐데 하루라도 더 문을 열어 매출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자본주의적 고민이 나에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바(Bar)의 주인이라는 직함을 잠시 내려놓고,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고백하려 한다. 내가 왜 화요일마다 이 도시의 불빛 속에서 조용히 사라져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요즘처럼 입소문이 나서 손님이 몰릴 때,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지 않나요?" 혹은 "사장님은 에너지가 무한한 사람 같은데 굳이 쉴 필요가 있나요?"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이 강남 혼술 어울림바를 세상에 더 알릴 기회라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아래서 언제나 웃고 있는 광대도 무대 뒤에서는 두꺼운 화장을 지우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 잊고 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일, 낯선 타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아주는 일, 문을 여는 모든 이를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호스트의 역할. 그것은 감정의 탱크를 끊임없이 비워내는 작업이다.


과연 이 일이 내 마음의 에너지를 마모시키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방전이 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다. 바(Bar) 안에서의 내가 '텐션 높은 명물 사장'이라면, 화요일의 나는 철저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회귀한다.


알람 시계 따위는 꺼둔 채 늘어지게 늦잠을 잔다. 세탁기가 웅웅 거리며 돌아가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멍하니 천장의 얼룩을 바라본다.


배달 음식 대신 내가 직접 끓인, 조금은 투박한 맛의 김치찌개로 밥을 먹는다. 내 손에는 화려한 칵테일 쉐이커 대신 칠이 벗겨진 낡은 리모컨이 들려 있다.


만약 내가 이 '화요일의 멈춤'을 무시하고 욕심을 부려 강남 혼술 어울림바의 문을 연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나는 고갈된 배터리로 작동하는 인형처럼 기계적인 미소를 짓고, 당신의 깊은 고민에 영혼 없는 리액션을 던질지도 모른다. 그것은 일종의 기만이다.


그것은 나를 믿고 찾아준 당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지키고 싶은 '진심'이라는 철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빈 잔을 채우기 위해서는, 우선 내 물병부터 가득 채워야 한다. 나는 당신에게 '가짜 친절'을 파는 장사꾼이 되고 싶지 않다.


결국 화요일의 휴식은 게으름이 아니라, 수요일부터 만날 당신에게 100%의 진심을 건네기 위한 나만의 의식이다. 나는 화요일 하루 동안 '사장'이라는 무거운 명찰을 내려놓고, 마음의 공간을 비워낸다.


그래야만 수요일 저녁, 강남 혼술 어울림바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당신을 가장 맑은 눈빛과 꽉 채워진 에너지로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


화요일 하루, 나의 이 조금은 이기적인 휴식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나는 잘 쉬고, 잘 먹고, 잘 충전해서 내일 더 따뜻하고 유쾌한 '어른들의 놀이터'로 돌아올 것이다.


당신의 고단한 하루를 온전히 받아낼 준비를 마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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