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게에서 글라스를 닦으며 생각한다. 인간이란 참, 혼자 있기는 싫은데 혼자 있고 싶은 모순적인 덩어리가 아닐까 하고.
뇌과학 책을 뒤적여보면 우리 뇌는 애초에 고독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한다.
타인과 연결될 때 비로소 옥시토신이나 도파민 같은 안도감의 칵테일이 뇌 안에서 쉐이킹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느끼는 외로움은 그저 감정이 아니라, 자동차 계기판의 주유 경고등 같은 건지도 모른다.
"어이, 지금 관계라는 연료가 부족해. 어서 채워 넣어."라고 몸이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하지만 묘한 건, 오래된 친구나 가족이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관계에서 우리는 너무 딱딱하게 굳은 치즈 같은 역할을 강요받는다.
늘 듬직한 김 대리, 착한 아들, 고민 들어주는 친구... 그런 가면들이 무거워질 때, 우리는 낯선 타인을 갈망하게 된다.
아무 선입견 없는 낯선 눈동자에 비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은 욕구.
그것이 사람들을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의 문 앞으로 이끄는 진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짜 숨을 쉰다고 느끼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