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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my friend

a Guitarist @ Yorkville Street

by Peter Shin Toronto

이 근방에 사는 기타리스트 크리스는 내 이웃이자 길거리 연주자인데, 언젠가부터 우린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난 크리스 같은 스트리트 아티스트, 인디 아티스트들이 참 좋다.


그가 연주하는 플라멩고 곡들을 비롯한 낭만적인 스패니쉬 기타 곡들은 듣는 이들을 황홀하게 하기도 하고, 차분히 가라앉게 해주기도 하고, 달콤한 멜랑콜리에 빠지게도 한다.


내 옆 벤치에 앉아 있던 크리스의 또다른 팬의 귀여운 아들들에게 내가 젤라또를 사줬다. 얘들아 따라와, 아이스크림 사줄께! 내 아이들도 저렇게 어렸을때가 있었다.

이곳 욕빌은 토론토 멋쟁이들이 빈티지 카들을 몰고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70년대 모델 쯤 되어보이는 중후한 메르세데스. 역시 멋진 아재들이 몰고 나왔다.

한시간 넘게 크리스의 아름다운 연주를 감상하면서 난 그가 가져와 내게 권한 차가운 레벤브로이 맥주 한캔을 마셨고, 그는 내 담배 두가치를 피웠다. 길거리 연주자에게서 맥주를 뺐어 마시다니.. 둘은 함께 큰소리로 웃었다.

인디고에서도 역시 한강의 영문판 책들은 품절이었다. 주문해 놓았으니 언젠가 들어올거란다.

내가 현존 작가들중 가장 좋아하는 천재 유발 하라리의 신간이 나와 반가웠다. 페이지들이 휙휙 넘어가게 박진감 있게 써놓은 책이다. AI 시대의 불편하고 소름끼치는 진실을 제데로 파헤친 내용이다.

AI 를 전공한 나로써, 또 ChatGPT와 거의 매일 대화하는 나로서 가공할 AI 시대의 모습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긴 하나, 하라리의 조목 조목한 예시들은 현재를 더욱 섬찟한 것으로 느껴지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의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단풍이 고맙고, 착하고 멋진 내 이웃들이 있어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Stay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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