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hoto odyssey

상하이와 연애하던 시절

@shanghai tang.china

by Peter Shin Toronto

그땐 상하이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경제 특구로써의 상하이의 푸동 일대가 우후죽순격으로 마천루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었던 반면, 더 분트(the Bund) 지구 등의 왕년의 근대화 개방 물결을 타고 조성되었던 거리들은 나름의 역사적 흥망성쇠의 기억과 흔적을 간직한채 도도히 흐르는 황포강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불과 십년전이지만 이 당시 난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엘 가도 그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바로 정이 들어 버리곤 했었다. hp 시절엔 내부 회의나 심포지움등을 주최하며 주로 북경을 드나들면서 상해 하고는 별 인연이 없었으나 이후 다른 회사에 조인하면서 두세달 동안이라는 짧은 기간의 인연이었지만 상하이는 아직까지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공간이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주책맞은 행동이었는데 당시 난 상하이의 어딜 가나 그곳의 쥔장을 불러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연주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그들을 불러 음악 이야기와 함께 와인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한국의 청담동과 비교되는 푸동의 신천지 거리에 있는 태국 카페 Visage 에서 와인을 마시다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으로 호기심에 이끌려 와인잔까지 들고 왔었었다. 상하이 탱 이라는 아름다운 의류 샵이었는데 당시의 내 생각으로 중국에도 이런 훌륭한 자체 디자인 브랜드를 가지고 비지니스를 하는 곳이 있구나 하면서 감탄을 했었다. 상하이 탱은 홍콩의 중국인이 설립한 회사로 설립 년도는 얼마되지 않았으나 1920, 30년대의 전통 중국 디자인을 도입하며 전 세계의 유명 도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중국내에 자부심이 대단한 상하이안들 중 멋쟁이들이 드나드는듯 했고 샵 내부 인테리어는 독창적이고 쿨했었다.

지금처럼 어디에서나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사진을 찍어대는 소위 사진충이라 불리는 그룹들이 형성되기 이전 이라 그랬는지 직원과 이야기를 마친 후 구석 구석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은데 고객들이나 직원들이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시 가보고 싶다.

상하이 탱? 아니 십년전 내 모습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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