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ba Saravah
'남'이 목숨을 건 자동차 랠리를 하는 내내 '여'는 '남'을 생각한다. '여'는 '남'을 그리며 생각에 잠기면서 코트 깃에 얼굴을 파뭍는다. 해변가에서 다리를 절며 개와 함께 걸어가는 노인의 뒷 실루엣은 잊기 어려운 명 장면이었다. 그땐 몰랐지만 이젠 난 알 수 밖에 없다. 그 노인의 모습이 바로 곧 닥칠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걸..
그리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음악이 있었으니 Pierre Barouh 가 부른 Samba Saravah, 너무나 달콤한 삼바 리듬을 프렌치로 부르는 노래 였다. 영화속에서 영화감독이었던 '여'의 전 남편이 부르는 노래다. 그는 '여'가 촬영하던 영화의 스턴트맨으로 출연하다 폭발사고로 죽는다. 영화 속의 그는 너무나 정열적이 사람이었는데 마침 브라질에서 촬영 중이라 그는 삼바의 리듬에 푹 빠지게 된다. 그는 밥을 먹을때도, 그녀가 그의 머리를 감아줄때도, 걸어다니면서도, 침대 위에서도 그는 계속해서 삼바를 부른다. 그런 그를 '여'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사랑한다. 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남' 보다 '여'의 전 남편이었던 이가 훨씬 더 맘에 들었었다. 여주인공의 전 남편을 더 매력적으로 그리는 영화, 역시 french movie 답다.
좌간, 영화 '남과 여'를 통해 난 보사 노바(Bossa Nova)란 장르의 아름다운 음악을 알기 시작한다. 대학시절 이 영화를 보고나서 그 리듬은 내 머리 속 어딘가에 잘 간직되어 있었는데.. 거의 15년이 지난 어느날 캘리포니아 Mountain View의 회사에서 회의를 마친 후 비엔나 출신의 당시 내 상사였던 오스트리아 사람 William Rees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파티가 있었고 바로 그때 다시 그 리듬을 찾게 된다. 식사를 하는 동안 거실에서 그와 유사한 음악이 흘러 나왔는데 식사 후 난 윌리엄에게 리듬을 흥얼거리며 그 노래를 찾아 달라 했다. 그의 와이프는 수십장의 CD 매거진 속에서 그 앨범을 찾느라 진땀을 뺐었다. 그 앨범을 본 보스톤에서 온 동료 제니퍼 맥킨타이어가 Bossa Nova 라고 내게 알려 주었고 그것은 바로 보사 노바의 거장 Antonio Carlos Jobim의 앨범이었다. 그때부터 난 그 cool 하면서 sweet 한 보사노바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사고사한 전남편을 회상하며 '여'는 '남'에게 말한다.
여: 그는 매혹적이었고.. 그만의 세계가 너무 뚜렷했어요. 굉장히 강직하고 고결했지요. 너무나 열정적인데다가.. 모든 걸 사랑했어요.
남: .. 마치 神 같군요.. :-)
여: .. 네.. 제게는요.
여: 브라질을 다녀와서는 삼바가 우리 삶속으로 들어왔었지요..
남: 삼바가 두 사람 인생 속으로 들어 왔다구요?
여: .. 네.. :-)
남: .. :-)
bye fo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