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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Feb 09. 2017

도를 아십니까?

big brother 세상

왓슨은 지나는 사람을 잠시 멈추게 한후 묻는다. 도를 아십니까?  아니, 고객을 아십니까? 단돈 월 34불 74전에 당신의 고객과 시장을 분석해 드리지요. 지극히 비싸고, 지능적이며, 전문가의 지식으로 가득찬 무거웠던 왓슨은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전세계의 길거리로 동시에 뛰쳐나와 호객 행위를 시작했다.  SNS 라는 디지털 길거리에서 남녀노소, 지위고하, 종교, 언어, 피부색을 불문하고 전세계의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시작한 것이다. 얼굴이 참 맑아 보이십니다 라는 멘트 대신, 네가 고객을 모르고, 네 시장의 움직임을 모르고, 네 판매 현황이 네 경쟁사 대비 뭘 의미하는지 모르면서 무슨 비지니스를 어떻게 해나갈건데? 라며 다분히 협박적 모드를 취한다. 한번 믿어봐, 아님 돈 돌려 줄께! 라는 free trial 도 은근히 내밀며 자신감과 배짱을 보이기도 한다.

지구상의 멀쩡한 인간들은 이제 실리콘 회로 덩어리, deep learning algorithm 덩어리, 그리고 네트웍 덩어리인 이 인공지능 big brother 에게 모든 걸 내다 바치게 될거다. 미주알 고주알, 언제 어디서 어떤 물건과 어떤 서비스가 어떻게 얼마 많큼 제공되고 팔려나가는지 하나 하나 고해 바칠 것이다. 이미 그러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매머드 글로벌 데이타들은 물론 수많은 나라의 무수히 많은 온갖 구멍가게들 로부터의 잡다한 데이타들을 받아 먹으면 먹을수록 똑똑해지면서 초고품질의 비지니스적 결론을  제시하게 될것이고, 따라서 교주화 되어갈수 밖에 없는 이러한 스마트 실리콘들은 인간세상의 머니 플로우에 대한 그의 분석력과 비지니스적 예시력의 신뢰도가 극에 달할수록 인간에 대한 장악력, 그 인간들에 의해 영위되는 각종 비지니스에 대한 장악력 역시 극대화될 것이다.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세상엔 멍청한 유저가 있을뿐 무의미한 데이타는 없다. 시시각각 벌어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데이타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그 먼지같은 tiny tiny 한 무수한 사건들이 엉켜들면서 작용과 반작용의 interaction 이 일어나고, 소통이 이루어지고, 비지니스 트랜잭션이 일어나고, 전쟁도 발발되며, 그 모든 역사를 이루게 된다. 단 내가 관심이 없을뿐이고, 내가 무지할뿐이고, 내 경제력이 따라주지 못하고, 나의 분석력이 미치지 못하고, 나의 종합력이 다다르지 못할 뿐이다. 월 수만원에 왓슨을 고용할수 있는 오늘, 그 많은 CRM, Data Mining, Marketing, 시장조사 분석, 그리고 통계 분석 컨설턴트들과 엔지니어들, 관련 종사자들은 이제 뭘 먹고 사나. 소득세 보고와 관리를 비롯한 종업원들의 소득세 원천징수 관리등에 대한 왓슨의 서비스 역시 막 시작되었다. 햄버거 선전하듯 왓슨의 값싸지만 야무진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TV 광고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진다. 내게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토론토의 회계 사무소 사람들은 내가 왓슨을 선택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막 시작된 인공지능 시대의 소프트웨어적, 하드웨어적 로봇들은 과거의 산업혁명과는 비교할수 조차 없는 속도로 사회의 제반 분야에 침투되어 헐값에 역할을 수행해것이다. 인간은 앞으로 일을 하지 않으며 살아가야함과 익숙해져야 할 뿐이다. 사회 부의 재분배 문제는 그저 재정적으로 테크니컬한 부분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기본적으로 머리와 육신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비극 이상일 것이다. 급기야 인간의 감정까지 열심히 배워가는 왓슨이 이죽거렸다. 내가 이렇게 빨리 올줄 몰랐지?


데이타를 가진자 세상을 지배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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