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세월이 하두 빨리 지나는 바람에 십년전도 엊그제 같다. 세익스피어는 한탄했다. Time flies like an arrow. 하지만 요즘의 시간은 더욱 빨라져 로킷 보다 더 빨리 날라 간다. 그래서 난 엊그제 여름, 사우나 속 같은 열대의 그린에서 콘돌 떼와 함께 라운딩에 나서곤 한거다.사실은 십이삼년 전 이야기지만. ㅎ
노랗게 익은 야자가 주렁주렁 열렸던 이곳엔 서너달 동안 거의 매주 주재원들과 함께 했었다. 조직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가 직원들과 함께 하는 놀이였던것인데, 관광 인프라가 아직 갖춰지지 못한 이 나라의 현실 때문이기도 했다. 아마도 아직 이 나라엔 이곳이 유일한 골프장일 것이고 여름이 오면 부쩍 자라났을 야자수들엔 야자열매가 더욱 풍성하게 열려있을 것이다.
게임이 끝난후 아름다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황홀한 노을이 질때까지 몇 박스의 공을 때려 대곤 했었다. 열대의 뜨거운 푸르름은 그 전체적인 색조가 내가 지금 살고있는 캐나다와는 많이달랐다. 드라이한 대지의 파삭파삭함과는 반대로 뜨거운 대기의 나른함과 함께하는 노란색조의 진하고 두터운 대기였다.
보통은 한적한 곳이었지만 이날은 무슨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열대꽃 부겐비야(bougainvillea)가 살랑거리는 진입로는 언제나 뜨거웠는데 그 꽃의 강렬하고도 다양한 색이 주는 특별함이 함께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운동을 마치고 부겐비야 꽃 아래의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다 다이빙으로 뛰어드는 워터풀은 청량감의 극치를 느끼게 했었다.
캐디들이 모두 청년들이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이름모를 열대 짚을 엮어 올린 첫홀에 위치한 그늘집은 볼때마다 아름답고 푸근했다.
완벽한 유리알 그린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지만 정치경제 상황이 매우 열악했던 이나라에 비록 한곳이지만 이러한 컨트리 클럽이 유지된단 사실에 쓴 웃음이 나곤했다. 이곳엔 우리와 같은 외국기업의 주재원들이나 이나라 고관이나 부자들만 드나들수 있는 멤버십 온리 클럽이었다.
내가 가장 즐거워 하던 홀이다. 공이 잘맞아서가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커다란 나무가 바오밥나무 비슷했는데 그곳엔 언제나 콘돌들이 가득 앉아있곤 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36홀을 도느라 지쳐갈 때였는데 녀석들은 수십마리가 우리 머리위를 선회하며 기회를 였보고 있었다. 지쳐 엎어져 쓰러지기를..
칠년전 토론토 시절의 내 모습엔 아재 티가 이미 가득하다. 마구 휘둘러 때려대는건 지금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