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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Jun 15. 2017

오타와에서 만난 마망

Maman @ National Gallery.Ottawa

모르던 도시에서의 설레는 아침도 좋고 이미 익숙한 도시에서의 새로운 계절을 맞는 푸근함도 좋다.

동일한 시공간은 존재할수 없다. 미시적이든 거시적이든 관념적이든 생리적이든 그곳을 다시 찾는 난 이미 달라져 있는 것이고 그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좀더 자라나 있거나 좀더 오래되어 있거나, 이미 소멸되어 버렸거나.. 하물며 공간의 기운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그날 그곳의 날씨는 시시각각 압도적으로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특정 공간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믿음으로 쌓여가게 되면서 내가 그리워 했던 어떤 한결같음은 여전히 그곳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결국 변화무쌍함은 한결같음의 이면일지도 모르겠다.

오타와를 첨 방문했을때 순간 스치고 지났던 거대한 엄마 거미 마망(maman)을 자세히 보고 싶었다. 이 유명 작가의 작품인 마망은 여러나라 유수의 미술관 뜰에 설치되어 있는 모양인데 난 이곳 오타와에서 잠시 본 이후, 서울의 리움 미술관에서 자세히 볼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찾은 오타와의 촉촉한 아침 산책길에 여유있게 녀석의 자태를 감상하게 된거다.

서울의 마망은 엄마 거미와 성장한 새끼 거미가 함께 있는 것이었고 이곳 오타와 국립 미술관 앞마당엔 엄마 거미가 새끼들을 배에 품고 있는 형상이다. 굳이 모성이라는 모티브를 떠올리지 않아도 여덟 다리로 서있는 완벽한 안정감과 비장함은 바라보고 있을수록 마음을 편하게 해주면서도 뭔가를 다짐하게도 만든다. 그래서 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해준다.

하늘로 치솟은 저 작품에 벼락이 떨어지면 또 얼마나 장관일 것인가.

예술은 시각적 표현이나 음악적 표현이나 공간을 순식간에 보석으로 만들면서 그 속의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감상과 더불어 풍요로움을 재생산 해낸다. 제품은 용도에 맞는 소비를 이끌뿐이지만 예술은 개인들에게 서로 다를수 있는 다양한 감흥 유발시키 삶을 위로 하기도 하고, 도발하기도 하며, 또 변화시키기도 한다.

인간의 예술성 조차도 AI 가 흉내내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아직 인간의 감성이 지배적인 human era 에 살고 있음에 다행스럽지 않을수 없다.

Needle shaped stainless 와 spacious 초록의 공간이다. 좋다. 예술이 좋다.

바게트 한조각을 우물거리며 걷는다. 행복할지니..


c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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