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오대산. 2006
바람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그 존재를 드러내고 햇살은 만물이 가진 제 색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그 omniscience를 보여 준다. 그 모든 것들을 데워내기까지 하는 햇살은 대기에 방향성까지 부여해 내면서 바람을 낳는다. 결국 세상의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것은 햇살.
따뜻하게 데워진 나무 바닥에 앉아 공기 분자 하나하나 모두 바삭하게 들뜬 대기를 바라보는 것은 멍 때리기를 위한 또 다른 좋은 기회다.
바람에 실려오는 날듯 말듯한 수풀의 내음과 야생화의 부드러운 향기는 꿀벌의 윙윙 거리는 소리가 아니라면 스르륵 잠에 빠질 정도다.
멍 때리기와 조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거늘.. ㅎ
상원사에 막 다시 덧칠해진 단풍은 청하의 계절과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아주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님이 자주 부르시던 노래다.
꼭 자신이 태어난 곳은 아닌 것 같다. 어디로 돌아가고 싶다는 건 아마도 세월을 거슬러 가고 싶은 것일 거다. 그 모든 햇살의 추억을 더듬어 올라가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