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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pr 28. 2019

스키트 사격

life@the firing range

오늘은 우리 건클럽이 올해들어 처음으로 주최하는 스키트 슈팅(aka 클레이 사격) 행사가 있었다. 사격 선수권 대회나 올림픽 사격 종목 중 가장 인기있는 종목인 스키트 사격은 진흙으로 구워낸 원반 접시를 날려, 슈터가 날아 오르는 표적을 산탄총으로 맞춰내는 대표적인 스포츠 사격이다. 초여름 햇살아래 치뤄진 오늘 행사를 통해 우린 샷건 사격의 즐거움과 함께 멤버들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매우 실속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내가 아직 다루지 않았고 보유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샷건을 사격해볼 기회를 가졌고, 샷건의 특성에 따라, 또 샷건 shell(산탄)의 용량과 종류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오는지 등등에 대한 유익한 learning opportunity 를 가졌다.

1시 부터 시작하는 오늘 클레이 사격 행사에 난 좀 일찍 도착했는데 일반 회원들 중에는 역시 내가 제일 빨랐고 사격 깃발을 게양했다. 물론 운영진이 아침 일찍 shooting bench 등의 행사 관련 기구와 용품들을 미리 가져다 놓았지만..

샷건 행사전 난 라이플 사격 시간을 잠시 혼자 가졌다. 오렌지는 traget으로 쓰려고 가져 왔는데 50 야드 사격에서는 한발도 명중 시키지 못했고 나중에 150 야드 사격에서 다른 맴버가 한알을 제대로 맞춰 분해 시켰다. ㅎ

햇살이 너무 좋아 내 얼굴은 불콰하게 탔다.

내가 소리쳤다. Give me your big smiles guys!

오늘의 range officer인 Bob이 오늘 행사에 대한 취지와 간단한 룰에 관해 브리핑을 했다. 결론은 have fun!

행사는 각 멤버들이 돌아가며 10발씩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오른쪽의 기계에서 오렌지색 접시가 하늘로 솟아오르면 왼쪽에서 준비하고 있던 슈터가 맞춰 떨어뜨리는 거다. 제대로 명중되면 접시는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나지만, 적은 수의 산탄 pellets들만 맞으면 접시는 두세조각으로만 쪼개져 슈터는 김이 좀 빠진다. 물론 전혀 맞추지 못해 말끔한 접시가 잔디위로 떨어지는걸 보는 기분보다는 훨씬 좋지만..ㅎ

난 내 베레타(3" 12gauge, 30" barrel)로 첫 10발 사격을 했는데 한발도 못 맞췄다.

원인을 찾아보니 총구에 돌려 넣어 산탄이 좁게 분포되거나 넓게 분포되는 분포도를 조절하는 쵸크가 가장 좁은 full choke 로 장착되어 있었다. 당장 가장 넓은 skeet choke(cylinder choke)로 바꿨다.

25발 짜리 탄띠를 차고 들어가는 내 모습은 마치 산적같은 모습이다.

Pull! 외침과 힘께 접시가 날아 올랐고 초크 교환 후 초탄 명중!

내가 첫 라운드에서 시도한 베레타 초크는 위 사진에서 가장 오른쪽의 Full Choke 였다. 30 yard 이상의 거리까지 산탄 알들이 좁은 각도를 유지하며 100% 군집으로 날아간다. 반면에 다음에 시도한 Skeet Choke는 산탄이 넓은 각도로 퍼지며 30 야드까지 72% 정도 군집을 이루며 날아 간다. 따라서 skeet choke 를 사용할 경우 타겟을 맞출 확률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바로 이 녀석들이다. 상황에 따라 원하는 choke를 선택하여 muzzle threaded 된 총열에 장착하면 된다.

이번 라운드 부터는 거의 다 명중시켰다. 휴.. 체면 유지! 아주 오래전이지만 한국의 태릉 사격장에서 나름 갈고 닦은 실력은 그닥 녹슬지 않았다.

수작업으로 작동시키는 앤티끄 급 Clay Pegeon Thrower. 클럽 운영진인 Bob과 Curtis의 수고가 컸다.

shooter가 pull! 이라고 외치면 오른쪽의 접시 날리는 기계에서 운영 요원이 접시를 하나씩 공중으로 날려 보낸다. 요즘은 주로 음성 인식이 되는 전동식 Thrower를 쓴다.

클럽의 3인자인 Bob은 언제나 겸손하며 클럽일에 헌신적이다. 배울점이 참 많다. 더구나 그는 항상 웃는다. 나처럼 포커 페이스가 아니다.

Bob의 샷건은 소위 Coach Shotgun으로 불리는 서부시대의 전형적 side-by-side(쌍열) 샷건이다. 방아쇠도 두개다. 좀 연습하면 방아쇠 둘을 동시에 당길수도 있다. 그럴때 총의 반동(recoil, kick)의 세기는 상상에 맞긴다. 밥은 주로 서부시대 카우보이들이 가지고 다니던 라이플이나 샷건들에 애정이 많다. 내가 주로 밀리터리 소총들에 끌리는것 처럼. ㅎ

Matt 는 거의 백발 백중이었다. 그의 샷건은 모스버그.

내 동작을 보니 우주에서 날아다니는 에일리언이라도 떨어뜨릴 기세다.. ㅋ

비디오를 셀카 모드로 촬영했더니 mirror image로 나왔다. 갑자기 내가 왼손잡이로 변했다. ㅎ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샷건을 가지고 나왔고 각자의 총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내내 이어졌다.

왼쪽은 내 베레타, 오른쪽은 랜디의 레밍턴 이다. 랜디가 하도 권유하는 바람에 그의 레밍턴에 12게이지 3.5 인치 산탄을 사격해 봤다.

내가 보유한 베레타를 비롯해 보통 12 gauge 샷건의 통상적 탄의 길이는 3인치 인데, 랜디의 레밍턴은 3.5 인치 까지 발사가능한 receiver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3.5인치는 3 인치 bugshot에 버금가는 발사음과 반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사격한 산탄 판피들이 버킷에 반쯤 찾다.

우리 클럽 사격장 바로 옆을 지나는 캐나디언 레일 열차들은 언제나 정겹다.

이후 Matt와 Michael이 라이플 사격을 위해 합류했고 난 매트가 가져온 모신 나강과 소련제 SKS 반자동 소총을 사격해 보게 된다.

좀 긴 스톡과 긴 배럴을 가진 모신 나강이지만 내게는 장난감 같았다.


https://youtu.be/nACBa5LnCxA

Mosin Nagant 은 소총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러시아제 소총이다. 김옥빈과 전지현이 영화에서 들고 나왔고, 조그마한 김태리 역시 미스터 선샤인에서 모신 나강을 들고 지붕위를 날라 다녔다. 모신 나강은 볼트액션 라이플로 5발들이 소총 내장형 매거진을 가진 군용 소총이며 스나이퍼 버전의 뛰어난 성능으로도 유명하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에서 개발되어 러시아 제국 군대및 소련군에 의해 사용되었다. 모신 나강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얇고 가벼웠으며 bolt cocking의 각도 역시 전혀 달랐고, 무엇보다 사격시 반동의 상쾌함과 적당한 발사음이 인상적이었다. 7.62x54m 탄을 쓴다. Military Surplus로 유통되는 이 탄약은 무자게 싸다.

https://youtu.be/jKL6Bnfsy4Y

오늘의 마지막 소총인 소련제 SKS 반자동 소총. 7.62 x 39mm 탄을 쓰며 10발 들이 클립을 내장 매거진에 밀어 넣으면 된다. 섬뜩하게도 총검이 총 아래에 고정식으로 부착되어 있다. 가벼움, 정확도, 및 기계적 단순함 및 저가 대량 생산의 용이함 등으로 유명하다. 탄의 크기가 적다보니 탄 구입비가 저렴하고 사격에 전혀 부담이 없어 재미가 그만이다.


Talk to you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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