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긴장 상태에서 미니 뻰찌와 드라이버 등으로 실탄을 빼내느라 전 땀을 뻘뻘 흘렸답니다. 문제의 소총은 중국 북방공업(Norinco) 이라는 방산 업체에서 M-305란 명칭으로 만들어진 카피 M14 소총 이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볼트만 구입해 다시 쓰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주 좋아하는 소총이라 언젠가 오리지널 스프링필드 M-14을 구해야겠습니다. 중국제에 비해 네다섯배나 비싸지만 엉터리 총에 목숨이 위태로울수도 있는 상황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아직 제 M14이 살아 있을때의 모습들입니다.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무스 뿔에 커피물을 들였었지요.
도데체 그 무서운 총을 왜 쏘고 싶어 하냐구요??
...
아주 옛날에는 아마 적당한 돌멩이들을 골라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이 살기위해 냅다 던졌을 겁니다. 그러다 긴 장대에 뾰족한 돌을 칭칭 감아 묶어 창으로 썼을테구요, 그러다 더욱 기민하고 멀리 날아가는 활이 등장했겠습니다. 네.. 그러 그러해서 인간들은 이제 소총이라는 도구를 쓰고 있고 곧 더이상 빠를수 없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레이져 건들이 일상화 되겠지요.
전 소총 사격을 통해서만 즐길수 있는 초긴장과 초집중의 과정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천둥소리와 강력한 반동, 화약 내음과 화약 연기가 좋은 것이랍니다. 전 오직 만들어진 과녁을 대상으로만 사격합니다. 저는 살아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총을 겨누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저도 동물을 사냥한적이 있었습니다만 not anymore). 사냥이 아닌 그저 스포츠로서의 사격을 아주 아주 좋아할 뿐입니다. 또 그 소총들과 관련된 큰 역사와 기계공학적 발달사, 그리고 그 총들과 관련된 개인들의 스토리가 좋답니다.
제 집에서 한껏 자세를 취하며 좋아 했었는데..
눈 내린 겨울에 첫 사격에 나섰고
역시 내가 좋아했던 full metal jacket 윈체스터 308 탄.
봄비를 맞으며 홀로 사격에 나서곤 했습니다.
전 M-14 만의 독특한 발사음, 소총의 무게와 함께 하는 적당히 묵직한 반동, 그리고 무엇보다 오버 사이즈 장전 손잡이가 후퇴 전진하면서 발생되는 쇳소리가 너무 좋았었답니다.. ㅠㅠ
딸아이가 바라본 아빠의 모습인데 아빠의 모습 치곤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ㅋ
패션모델을 하며 토론토 공대를 졸업한 딸아이는 머신 러닝 연구원으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위해 캐나다를 떠나기 전 토론토에서 이곳으로 왔었고 아빠와 사격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잡아본 라이플이 M14 이었지만 녀석은 환성을 지르며 즐거워 했었지요.
제가 박스에 손으로 직접 그려 만든 호랑이 타겟인데 M14으로 한 마지막 사격이라고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