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호수 그리고 몸바쵸 화산

Granada Lake.Nicaragua

by Peter Shin Toronto

그곳엔 호수와 화산이 있었고, 소박한 일상이 있었다. 그라나다 호수는 중앙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였고, 전세계에서 19번째로 큰 호수다. 파나마 운하와 같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운하를 이 호수의 서쪽 끝에 만들려고도 했던 호수다.

호수 주변에 형성된 아주 오래된 스페인 식민지 타운인 그라나다로 들어서는 길에 말을 타고 나가는 소년을 봤다. 의젓한 풍채로 그의 절친일듯한 잘생긴 말을 타고선 아주 천천히 지나고 있었다.

이름도 생소했던 미지의 나라에서, 또 전혀 접해 보지 않았던 다른 인더스트리에서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개월여 동안 하느라 심신이 지쳐 있다 보니 주말의 이러한 관광도 내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야 그곳에 대한 리서치를 해가며 당시의 내 심상을 재구성해 본다.

이 사진은 내가 니카라구아에서 담아본 것들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컷중 하나다. 스패니쉬 컬러가 나무와 만났을때 그 독특함 질감이 좋다. 어느 나라 마리나에서건 흔하게 대하는 매끈한 보트나 요트가 아닌 대대로 이어 내려왔을 나무 조각 배는 아날로그 감성의 극치다.

호수에 드리워진 나무 아래 정박해 있는 나뭇배.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고요해졌다.

스페인 무적함대의 거대한 범선도 이러한 작은 조각배를 실고 다녔었다.

이곳 섬의 수백개가 넘는 섬들은 주로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육지의 다른 곳처럼 그들이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적도에 오후가 찾아오면 어김없이 스콜이 찾아왔다. echo system이 건강하지 않을 수 없다.

가마우지 아파트엔 녀석들이 열매처럼 앉아 있었다.

호텔에서 내 태블릿 컴으로 스케치 해본 몸바쵸 화산과 그라나다 호수. 그땐 그렇게 프로젝트에 지쳐 가면서도 스케치도 하고 그랬다.

그라나다 호수를 앞으로 하고 거대한 화산 몸바쵸(Mombacho)가 우뚝 솟아 있었다. Managua의 모모톰보 화산이 빼어난 대칭형으로 다분히 여성적 아름다움을 가졌다면 이곳 그라나다의 몸바쵸 화산은 선이 굵고 장중한 남성적 느낌으로 다가 왔었다.

부부인듯한 이 두사람은 스콜이 쏟아져 내리는 호수 위를 천천히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시내에서 장을 보고 가는듯 했는데, 거대한 화산아래의 호수에서 쪽배로 이어가는 단순하고 순박한 삶을 대하며 난 정겨움과 함께 위로를 느꼈다. 난 아직 얼마나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 후 난 그 몸바쵸 화산의 속살에 감탄하고 있었다.

알리바바와 사십인의 도적에서 나올법한 크레바스 도 지나고.

기생과 공생이 온갖 형태로 공존하는 열대 우림의 풍부한 생태계에 입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의 매는 역시 고독해야 어울린다.



Ch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