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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Toronto Jun 02. 2020

마하 2,000의 속도로 나는 별

Hubble@NASA

초속 694 킬로미터, 마하 2,042! 가늠할 수 없는 속도다. 믿을 수 없는 속도다. 이 속도에서 사십 배 정도만 더 빠르게 진행한다면 우주 궁극의 속도인 빛속도에 이르게 된다. 이정도 속도라면 우리 은하계 Galaxy 의 어마 어마한 중력으로부터 빠져 나가기 위한 탈출 속도의 두배가 넘는다. 어쩌다 이 푸른별 HE 0437-5439 는 이런 말도 안되는 무시무시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가게 된 걸까!?전설따라 삼천리, 아니 허블 따라 삼천리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볼 사람은 빠져 보자.

옛날 옛적, 아주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 아니 호랑이의 선조인 엄청난 송곳니 이빨의 자이언트 호랑이가 생겨나기도 한참 전, 공룡 담배 피우던 시절 쯤 즉 1억년 전 쯤해서 별 세개로 이루어진 Tri-Star System 이 우리 은하계의 중심에 자리한 블랙홀 주변을 지나가고 있었다. 당시엔 아마도 그저 평화롭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듯 유유히 지나고 있었다고 허블은 전해주고 있다. 세개의 별중 하나의 큰별과 작은 별 둘이 서로 사이 좋게 공전 축을 이루며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평화로움 이라니..

그런데 갑자기 조용히 지나던 세별들 중의 큰 별 하나가 엄청난 중력의 마수를 뻗치며 끌어 잡아당기는 블랙 홀의 거대한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잡혀 먹히고 만다. 블랙 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정신없는 와중에 큰별은 있는 힘껏 나머지 두 별들을 밀쳐 내며 외쳤다. 너희들은 어서 도망가!! 어서!! 내 몫까지 살...아.. ㅈ.... 꾸르륵.. 이 대목에서 허블 망원경은 잠시 눈시울을 적시며 이들 세별 시스템의 처절한 해체를 애도함과 동시에 큰별의 희생정신에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다같이 묵념.

후르륵 큰별을 말아 먹고 트림을 하며 블랙홀이 잠시 쉬고 있는 틈을 타서 이 두 형제 별은 젖 먹던 힘을 다해 우리의 은하계에서의 탈출에 성공을 한다. 큰 별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즉 몬스터 블랙홀과의 중력적 당구(gravitational billiard-ball) 게임에서 큰 별이 블랙홀 포킷으로 떨어지는 대신 그의 에너지 모멘텀 전달로 인한 반발력을 얻은 이 두 별들은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게 된거다.


.. 휴.. 우주에 믿을 놈 하나 없어..
.. 맞아. 일단 한숨 놨지만 계속 도망치자. 더 빨리! 더 빨리 도망치자. 또 다른 우주를 향해!!


To infinity and beyond!! 토이스토리의 Buzz Lightyear 의 구호를 되뇌이며 이들 두 별은 속도에 속도를 더해 점점 더 빨리 은하계를 벗어나 우주의 언저리로 계속해서 도망치게 되는데..

그런데 이렇게 정신없이 엄청난 속도로 은하계로 부터 튀쳐 나오던 두 쌍둥이 별들도 큰 변화를 겪는 데 그것은 둘 중 몸무게가 더 나가는 녀석이 엄청난 인력을 작용하며 작은 별을 끌어당겨 합체가 되고 만다. 사이좋던 이 두 별들은 합체의 순간이 다가오자 서로를 이렇게 다독이며 둘이 하나가 된다.


.. 우리 이제 한몸으로 살자. 영원히 떨어지지 말고!
.. 응. 그리고 우리 더빨리 도망가. 이젠 하나니까 더욱 빨리 날아갈 수 있겠지?
.. 어.


악! 소리와 함께, 사실은 우지끈, 뻑, 꽈과광!!! ... 와르르.. 꾸아~~ 앙, 꽈~~~~ 꽈꽉... 꽝!!!

둘은 한몸이 되어 우리의 태양보다 아홉배가 무거운 거대한 푸른 별이 된다. 이때 우리 허블 은 Blue Straggler 란 별명을 붙여주며 이 거대한 탄생을 축하한다. 근데 왜 Straggler, 낙오자 로 이름을 붙였을까. 은하계로 부터 추방되어서?지극히 은하계 적 발상이랄 밖엔. 어디 은하계가 한두개 인가? 과장 좀 더해, 우덜의 우주엔 은하계가 그 은하계를 이루는 별들의 수만큼이나 많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엔 2천억에서 2조 개의 은하수가 존재한다는 말씀.

이제 우리의 Blue Straggler 는 은하계 언저리를 벌써 넘어 은하계의 중심에서 이십만 광년이나 떨어져 계속 날아가고 있다. 원반 형태를 이루는 우리의 은하계 직경이 십만 광년 쯤 되니 떨어져도 한참 떨어져 날고 있는 것이다. 이런 초초고속의 스피드 즉 Hyper-Speed 로 날고 있는 별들은 2005년 이래 허블 망원경에 의해 찾아지고 있는데, 그 16개의 초고속 별들 중 HE 0437-5439 푸른 추방자 별이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전설따라 삼천리 보다 더 믿기 힘든 이러한 전설적 이야기, 사이언스 픽션에서나 읽었음직한 이러한 이야기는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지난 20년간 관측해온 사실을 토대로 천문과학자들이 설정한 시나리오다. 칼 사강 死後 그의 미망인에 의해 발표된 책에서 그는 과학과 종교를 논하고 있다. 역시 그 답게 강한 주장으로 논란거리를 만들기 보다는 조정자로써, 인류적 차원의 리더로써 조용히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는 神의 존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다. 단지 지구적 삶에서의 편협함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이 영위되고 있는 이 거대한 우주에 대한 열린 마음을 견지해야 됨을 말하고 있다. '신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자연과 우주 속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증거의 부재가 곧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라고 결론을 열어둔 채 그가 강조하는 것은 과학과 종교의 '공감'과 이를 위한 노력이다. 그는 '닫힌 마음' 이야말로 진리에 이르는 길을 막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량 살상 무기'라고 비판하면서, 오직 진리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탐구를 계속하자고 우리의 영원한 과학자 오빠 칼 세이건은 말한다.

Bye for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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