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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Dec 27. 2020

왕의 귀환

horses for every cowboys and cowgirls

야생마 브롱코가 돌아 왔다. 손쉽게 off-road 커스터마이징을 가능하게 하는 완벽한 모듈 개념의 디자인 상에서 오프로더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몸집과 디테일, 그리고 제반 오프 성능과 함께 브롱코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독야청청 오프계를 지배하고 있는 크라이슬러 지프는 이제 더 정신을 차려야 할것이고 하이엔드 니치 마켓에 만족하며 나름 매니어 층을 형성하고 있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혹은 디펜더 친구들에게도 고심의 시절이 찾아왔다.

브롱코의 모든 모델에 적용될수 있는 사스카치(sasquatch) 팩키지는 35인치 타이어와 빌스타인 shocks, 프론트 & 리어 디퍼런셜 락, 비드락이 가능한 17인치 훨로 이루어져 애프터 마킷 부품 구매나 전문 정비소의 도움 없이 일반인들도 웬만한 오프가 단숨에 가능하게 되버렸다. 무엇보다 37인치 타이어 장착도 전혀 문제 없는 넉넉한 휠 스페이스는 대단하다. 더구나 오프로드에서 가장 필요하면서도 전문적 기능인 바위 타기 기어비 셋팅이 단순 기어 조정만으로 가능하게 하는 Crawler mode를 부여함으로써 초보자들 역시 하드코어 오프의 짜릿함을 마음껏 즐길수 있게 되었다. 브롱코 하이급인 Badlands 부터 적용되고 있는데 이제 기어는 전, 후, 혹은 바위타기 가 오프 머신의 표준 기어가 될듯. 이것 저것 구미에 맞게 꾸미기 좋아하는 오프로더들에겐 꿈의 토이!!

Ford Bronco 는 미국의 전형적 패밀리 오프로드 차량으로 오랜동안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전설로 남아 있었다. 난 예전 회사 근무시 동료의 애마였던 브롱코를 타보며 즐거워 했던적이 있었다. 콜로라도 포트 콜린스의 반도체 디비전의 엔지니어 였던 짐은 근무후 나와 맥주라도 나눌때면 화제는 언제나 브롱코 였다. 콜로라도 록키 주변를 오프로딩하며 얼마나 자주 액슬을 부러뜨렸고, 어떻게 구난할수 있었으며, 얼마나 녀석을 아끼고 신뢰하는지.

Vintage Bronco

2021년 중후반 부터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 가능할 브롱코는 지금 모든 라인업에 대해 소량으로 생산된 프로토타잎 차량들로 대대적 마케팅에 돌입했고 많은 매니어들은 예약으로 화답했다. 캐나다 시장에도 내년 년말쯤이면 오더 가능할것이고 난 이제라도 내 비밀 돼지 저금통을 마구 불려 가야 겠다. 공포스럽고, 침울하고 불안했던 2020년이 저물어 가면서, 20201년은 온갖 희망과 마음 들뜸으로 가득하길 바래본다. 신형 브롱코는 대량출시가 되기도 전에 수많은 enthusiasts 들과 오프로드 influencer 들로 부터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데, 소량의 선출시 차량 보유자들과 pre-order 고객들을 성황리에 확보하였고 포드가 인증하는 매니아 커뮤니티인 Bronco Nation 이 발족되어 활동하는등 전문가들과 매니아들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애프터 마킷 부품 시장의 경우, 수요가 뼌히 예측됨에도 차량 출시 외에는 아무 상관 없다는듯 높은 콧대를 유지해 왔던 크라이슬러 지프와는 달리 브롱코는 차량 디자인 단계시 부터 3rd patry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보다 보다 공신력 있는 애프터 마킷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브롱코는 지프와 마찬가지로 하드탑과 소프트탑 옵션이 있으며 모든 문짝 역시 손쉽게 탈부착 가능하여 오프로더 들이 즐기는 open air experience 가 최대한 보장된다. 아쉬운 것은 windshield 는 고정이라는 점.

내가 한국에서 지프를 몰며 오프로드를 할땐 윈드쉴드를 꼭 꺽어 내리곤 했었다. 그러면 칠흙 같은 밤하늘에서 온갖 별빛들이 사방 팔방에서 반짝이는걸 볼수 있었다. YJ 모델은 윌리스 군용 지프를 필두로 지프가 내놓은 모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1986 ~ 1995년 까지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 Jeep YJ 는 요즘 같은 전자 부품이 전혀 없어 관리가 편했고 4L 엔진의 힘과 중후한 엔진음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제까지 점점 둥글어지고 전자화 되어온 지프 모델에 비해 군용 지프의 전통을 가장 많이 이어온 모델이었달까. 난 녀석과 정말 사랑에 빠졌었다.

한국에서 지프 사하라 전의 내 애마였던 CJ-7의 한국 버전 코란도.

이때가 참 많이 그립다.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따스한 햇살 아래 해먹에서 즐기는 낮잠은 천국에 있는듯 했었다.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돈만 있으면 일주일도 안걸리겠지만 오프 문화가 일천했던 당시 한국에서 저런 오프 머신으로 만들기 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은 대단했다. 에휴..

이곳 캐나다에 와서는 JK 사하라를 애마로 마련 했지만 비지니스가 바빠 내내 주차장에 우두커니 세워 두기만 했었다, with no customization other than the spot lights on the windshield.

영하 40도 에도 늠름했던 내 JK 였는데..

북미의 대초원(the Prairie) 지대인 이곳은 반년이 넘게 영하 30~40도를 넘나드는 겨울이 지속되며 오로라(northern light) 도 함께 한다. JK는 수년동안 겨울만 오면 꽁꽁언 동태 상태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젠 브롱코에 완젼히 빠져 버렸다. 스펙을 보는 순간 묻지마 드림카가 되어 버린거다.

베이비 브롱코인 Bronco Sport 도 근육질은 아니지만 나름 잘 나왔다. retro design(복고풍) 추세에 따라 박스형태의 차체를 최대한 유지한 모양이 마음에 든다.

옛 랜드로버들의 제전, Camel Trophy 도 떠오른다. 브롱코와 떠나는 쥬만지의 세계, 그럴듯 하지 않은가.

강력한 프레임에 앞뒤 더블 위시본은 오프에서의 고속 주행을 위함이다. 역시   넓고 광활한 미국 말고는 관심이 없다는 미시간 자동차 메이커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다.

윈드쉴드 일체형은 개방성을 희생하면서도 안전을 고려한 선택이었지 않을까. rustic 한 인테리어의 색감이 너무 좋다.


2021년엔 꼭 말 한마리를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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