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the moon light@old Quebec
퀘벡의 깊고 푸른 밤. 조그마한 반달이 프렌치 스타일의 깔끔함으로 새초롬하게 떠있다.
프롱떼낙 성은 19세기 당시 호텔 건축 스타일로 유행했었던 프랑스 城의 양식인 샤또(chateau) 스타일로 지어진 호텔로 기네스 북에 "관광객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호텔" 로 등재되어 있다. 한국에도 '도깨비' 라는 드라마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모양이다.
프롱떼낙 호텔이 위치한 성곽의 절벽 바로 아래 세인트 로렌스(생 로랑 in French)강의 부두에는 대서양을 방금 건너 온듯한 거대한 크루즈가 대낮과 같은 밝음으로 잔뜩 치장한 채 외면하기 힘든 바다 여행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고 있었다. 난 고작 키타 큐슈에서 오사카 까지의 overnight ferry 의 추억밖엔 없지만 거친 대서양을 건너는 크루즈는 얼마나 대단할 것인가. 뱃고동 소리와 함께 바람을 가득 안고 떠나고 싶다는..
거대한 온타리오 호수의 북쪽 킹스턴에서 원류가 시작되는 생 로랑 강은 3,000 km 를 넘게 굽이 굽이 돌아 대서양으로 흘러나가며 북미 대륙의 자양분과 기운을 대서양에 전한다. 4월 말 초봄의 포근한 기운 속에 처음 방문하는 도시에서의 밤 산책이었지만 퀘벡 州 올드 퀘벡 시티의 오래된 건물과 사이 사이 길들은 낯설지 않은 친근함으로 다가왔다.
엄격하고 튼튼해 보이는 건물의 펜트 하우스 창마다 옅은 푸른 색의 등이 은은하다.
샤또의 벽돌들은 아마도 천년이 흐르고 또 다른 천년이 흘러도 끄덕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가까이서 보면 레고 블럭이 연상되는데 거대한 크기의 화강암 블럭을 두껍게 쌓아 올려 조금의 틈도 없이 지어진것 처럼 보인다.
성곽으로 둘러 쳐진 도시는 세인트 로렌스 강에 인접한 절벽 위에 요새와 같이 축조되었고, 고지식 할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진 성벽 곳곳에 게이트와 망루가 있다. 금요일 밤 아홉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올드 퀘벡 시티 안에는 인적이 드믈다. 많은 성당과 성공회 교회당 그리고 정부 건물들과 호텔들, 레스토랑과 식당, 그리고 선물 가게들로 이루어진 이곳은 이제 나 같은 관광객들이 어슬렁 거리며 야경과 古都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다.
나목의 실루엣 사이로 걸린 달을 보는 것은 당시의 심상과 해당 공간이 주는 감흥에 따라 참 다른 느낌으로 온다. 오늘은 깨끗함과 산뜻함, 소위 cool 함이다.
이곳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때의 첫 느낌은, 디즈니랜드 같구나 였다. 허지만 이곳은 유희거리로 가득차 아름답고 화려한 겉 모습과는 달리, 뒤에서는 열심히 기계의 톱니 바퀴들이 돌아가는 꾸며지고 포장된 월트 디즈니랜드가 아니었다. 이곳은 매일의 주 정부 국정이 돌아가고, 미사와 예배가 행해지고, 국가간의 영사(consulate) 행위가 이루어지며, 또 다양한 형태의 삶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해서건, 그 자체의 삶을 위해서건 수백년 동안 어김없이 영위되어오는 퀘벡인들의 삶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진짜 공간이며 또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캐나다가 연방 형태의 국가로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형성되어 온 프렌치 캐나디언들의 성지이다.
Bonne nu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