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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y 12. 2017

rural canada

@the assiniboine river

장장 1,000 km 가 넘는 길이의 아시니보인 강은 캐나다의 대초원 프레리 주인 사스캐추완과 마니토바주를 굽이 굽이 흐른다. 지구의 빵공장인 기름진 대곡창을 흐르는 만큼 그 물길은 황토색 대지의 색을 띈다. 그리고 이 강물속엔 거대한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  jack fish)와 피커럴 (pickerel, wall eye)를 비롯 잉어, 송어, 그리고 메기들이 가득 서식한다. 반년이 넘는 겨울동안 대지에 쌓였던 눈은 사월이나 되어서야 녹기 시작하는데 마치 고산지대의 만년설이 녹아 강물이 불어나듯 이곳 대평원에서도 비가 전혀 오지 않음에도 강물이 넘쳐 홍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주부터 피싱 시즌이 시작되었는데 마을의 여러 수퍼마켓에서 취급하던 낚시용 미끼인 냉동 피라미 (frozen minnows)가 완전 바닥나 버렸다. 주민들이 얼마나 낚시를 좋아하는지를 보여주는 즐거운 사건이었다.

잠시 짬을내어 나와본 강가에는 마을의 할배 할매들이 벌써 낚시 삼매경에 들어 세월을 낚고 있었다. 그중 한사람은 내 친구이기도 한 도니 할배였고, 이들은 수다가 가득한 가운데서 연신 물고기를 낚아올렸다.

길고 혹독한 겨울이 끝나고 봄의 전령사격인 피싱 시즌이 시작됨으로서 마을의 많은 주민들은 푸른 계절을 몸으로 즐기기 위해 이렇게 강가로 나와 맘껏 햇살을 쬐며 수다와 더불어 평화로운 또다른 한해를 기약한다.

주변을 들러보던 난 또한번의 생명의 경이로움에 놀란다. 거대하고 의젓한 캐나다 구스는 두개의 알을  품고 있었던것! 엄마는 알을 품고 아빠는 주변를 지키며 엄마에게 먹이를 날라주고..

알을 해치러 온줄 알고 날 줄곳 경계했던 이 거대한 녀석들은 내가 사진을 찍는 내내 지척에서 날 감시했다.

알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주변엔 방금 먹은듯한 손바닥 만한 민물조개의 껍질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트럭. 안전 벨트의 개념 조차 없었었던 시절에 만들어진 녀석인데 도니 할배의 애장품이다.

다음날 다시 나가본 강가에는 거센  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타운 전체에서  sold-out 되어버린 냉동 피라미 대신 night crawler 라는 멋진 이름의 지렁이 미끼 한통으로 대신해서..

낚시대를 걸처 놓고 마른 짚풀 위에 앉아 떠가는 구름, 몰려오가는 기러기들을 바라보며 한가로움을 즐기다 바람이 너무 거세 차안으로 들어왔다.

차안으로 들어섬은 back to civilization 을 의미한다. 더구나 시트를 한껏 젖혀 누우면서 스위트하기 그지없는 30년대  jazzy blues를 듣고 있으면 이 공간과 바깥의 광활한 자연은 너무나 구분될수 밖에 없고 공존 불가능할것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stay in peace fo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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