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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Apr 28. 2016

if u know time

스티븐 호킹의 시간 @ dorah keogh

뉴튼 시절,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 속의 배경에 불과했던 '시간'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착된 시공간(spacetime)이란 이름으로 재정립된다. '시공간'은 우주의 가장 막강한 에너지 존재인 빛조차도 질량으로 인한 거대 중력이 작용하는 곳에서는 직진하지 못하고 휘게 만드는 실제 사건에서의 '적극적 존재' 혹은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시간은 특정 공간에서 사건의 전과 후를 가리기 위해 편의상 임의적으로 정의된 단순한 수학적 파라미터가 아니었던 거다.

 호킹(Stephen Hawking) 교수의 너무나도 유명한 저서, 'a Brief History of Time'과 'The Universe in a Nutshell'의 내용에 아름다운 삽화를 꾸며 다시 펴낸 책. 화두와 같은 한 두 개의 formula를 필두로 이를 뒷 받침하는 온갖 미적분의 테크닉들과 무한 차원의 tensor 매트릭스들이 나열되어 가면서 보통 사람들의 언어라고는 수식과 수식을 연결해 주는 조사 정도밖에 쓰이지 않는 과학 논문 거리에 해당하는 주제들을 논함에 있어, 이런 아름답고 동화 같은 일러스트레이션과 셰익스피어의 문장 같은 문학적 표현으로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설명을 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그저 뛰어난 과학자로서 만으로는 도저히 흉내내기 힘든 것 같다. 그 책 속의 두 번째 책의 제2장 '시간의 모양(The Shape of Time)'을 열어가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 아인쉬타인은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시간에 모양을(shape of time) 부여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양자역학과 화합조정(reconcile) 될 수 있을까..

물리학을 전공한 나로선 나름 많은 물리학자들의 책들을 봐왔지만 기지 넘치는 리처드 화인만(Richard Feynman) 교수의 '화인만 시리즈' 이후로 이리 멋진 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Discovery Channel이 소개하고 있는 광학적 타임머신을 심각하게 고안하고 있는 과학자는 빛의 속도로 타임머신을 움직이게 하기보다는, 그 머신 주변을 빠르게 움직이게 해 보면?!!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다. why won't it be possible? 난 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넣고 저을 때 그저 '빨리 잘 섞여라'라는 주문만 외우기만 하는데 이 과학자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대단한 인간 같으니! 물체는 빛 속도 이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물리적 불문율을 깨지 않고도 빛 속도 이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그는 말하고 있다. 거의 빛 속도로 휘저어 돌아가고 있는 커피잔 속에서 커피 물결보다 좀 더 빠른 속도로 물결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도는 물체가 있다면  커피 잔 바깥에서 이 속도를 측정할 경우.. 와우!!! 빛 속도보다 빠르게 되며, 이제 빛 속도보다 빨라진 물체는 시간여행을 위해 연기처럼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 상황이 그저 Laplace system에서의 벡터의 합처럼, 그 두 속도가 단순히 더해질 수 있는 차원인 것인지는 난 잘 모르겠지만, 이리 잘난 인간들이 주변에 득실거리니 난 짜증이나기도 하고 때론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싶기도 하다. OTL. 기네스를 마시면서 찬찬히 읽고 보면서 마치 예술작품을 감상하듯 하나하나의 오묘한 물리학적 일러스트레이션을 감상하며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은, 인간에게 쉽사리 이해를 허락하지 않는 우주의 시공간 속 비밀을 캐러 떠나는 나만의 소박한 오디세이일 것이다. 신의 메신저인 호킹 교수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친절한 안내라고 해서 모두 다 속 시원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시간은 무한히 먼 처음에서 와서 무한히 먼 끝으로만 치닫는 일방통행이 아니 구불어질 수 도 있고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그린 기차 그림들이다. 얼마나 심오한 설명에 얼마나 깜찍한 그림인지! 사실 이 그림들을 보면서는 기네스가 무슨 맛인지 거대한 수탉의 허벅지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우리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시도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보는 것들은 아직은 먹히지 않는다. 음속의 수십 배 정도로 날아다닌다 해도 고작 영점 몇 초도 안 되는 시간만 더 오래 살뿐이고 얼마 전 어느 물리학자가 시뮬레이션했듯이 빛 속도에 거의 근접해 날아간다 치면 모든 게 해체된다 했다. 허지만 위에서 예로 들었던 레이저 광학을 이용해 빛 속도 이상의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도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바, who knows? 빛이 느리게 가고 시공간이 왜곡되며 시간이 되돌아가는 현상 수많은 은하계들로 구성되어 있는 억겁의 시간을 통해 팽창 혹은 수축되어오고 있는 이 창대한 우주 속의 거대한 중력장들이 존재하는 시공간에서만 측정 가능한 크기로 관측되는 일이다. 우리도 그 우주의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공간의 스케일은 너무나 작고 일순간인 지라 측정 될 만큼의 크기의 차원에서의 시공간의 왜곡은 거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전을 하는 지구 위에 놓인 두 시계는 시계가 놓인 높낮이에 따라 다른 속도로 움직이게 되고 좀 더 빠른 속도의 높은 위치에 놓인 시계의 시간이 좀 더 느리게 가긴 하지만 너무 미미한 것이다. 해서, 현재로서는 저 시간의 기차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 사건의 교차점에 서 있을 수 있는 경우와 같은 일은 '시간 여행자(Time Traveller)' 등의 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현상의 발견과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깊고 광대한 의미는 우리 인간의 철학과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시공간이 왜곡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는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특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고 안주가 다 떨어졌을 때 이러한 대화 주제는 엄청나게 맛있는 안주 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밤새 왝왝거리며 떠들 수 있는 꺼리다. 단 대화의 상대가 이야기가 통할 수 있을 정도의 성숙성을 견지할 경우 그렇다.


stay as matured as possible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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