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 유감
황소들의 행진이다. 앞에서 돌진해 오고 뒤에서 쿵쿵거리며 따라 오며 이내 내 옆을 거침없이 지나 멀리 사라진다. 한국의 강력했던 경제 경장기를 목도하는듯 하다.
이곳을 아침 일찍부터 걷는 사람들은 그 고도성장기를 머리가 새하얗게 될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일거다. 모두가 거의 똑같은 느낌의 차림새를 한 그 왕년의 주역들은 오늘도 역시 그런 걸음걸이로 아침 산책 가도를 주름 잡는다. 셔츠의 앞뒤가 땀으로 가득 젖은채 오늘도 그렇게 돌진하며 산다.
나같은 관광성 산책객은 이곳에서 완전한 이방인이다. 앞만 주시하며 엄청난 속도의 파워 워킹을 못함은 물론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며 꽃모양 혹은 이슬 방울 정도나 들여다 보는 난, 이곳 산책 공동체의 미션이나 비전, 혹은 가치를 전혀 공유하지 못한다. ㅋ
나 역시 베이비부머 였고 2차대전후의 전후후무할 전 지구적 고도성장기의 혜택을 누렸던지라 귀국 이후 아침 산책에서 대하는 이 파워 산책객들의 집체적 행동 양식이 이해가 가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지만 동참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ㅎ
Good morning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