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May 21. 2024

la dolce vita.. fire!

@ Queen's Park on Victoria day

수년 전까지 좋아했던 카라멜 마끼아또는 당분을 줄이기 위해 블랙으로 바뀌어 마시고부터는 거의 마시질 않았는데 오늘 산책에선 꼭 마셔야 할 것만 같았다. La dolce vita 란 말이 갑자기 떠올랐기에.

달콤한 인생. 이런 류의 제목의 영화들은 주로 달콤하게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나 버리지만, 달달한 커피 좀 마셨다고 비극적 하루로 마감하기까지야 하겠는가.. 히히

오늘은 빅토리아 데이 long weekend의 마지막 날, 빅토리아 월요일.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로 지정된 이날은 캐나다의 연방화를 지지하고 이끌었던 그 과거의 여왕을 기리기 위함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이다.

Literally, it couldn't be better. 더도 덜도 없이 한가위만 같아라(한국). 더도 덜도 없이 토론토의 봄만 같아라(나).

토론토 다운타운 중심에 위치한 퀸즈 파크, 사실상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하는 파크,를 산책하는데 어디선가 튜바 소리가 들리는 듯했는데 내 귀가 맞았다. 자세히 보니 brass 중심의 한 무리의 밴드가 온타리오 주의회당의 한 건물 앞에서 연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캐나다 군의 왕립 제7 포병 연대의 군악대였다. 헐.. 이런 횡재가..

이들을 내가 발견했을 땐 나말고는 공원에서 조깅하거나 산책하는 아무도 이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주변 잔디밭에 마침 잘린 나무 그루터기가 있길래 그곳에 앉아 연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그런 나를 보고는 하나둘 산책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시 40분. 흠, 11시엔 시작하겠군.

내 예상이 적중했고 11시부터 연주가 시작되었다. 몇 번의 박수가 지났는가 싶더니 갑자기 군용 트럭의 우람한 엔진 소리가 나면서 포병들이 멋진 105 mm 곡사포들과 함께 내 앞에 전개되기 시작했다. 우와....!!

빅토리아 데이를 맞아 정오의 예포 발사를 위해 포병이 동원된 것이었다! Sweet!!

포병 베테랑 할배들이 몰고 나온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캐나다군 야포와 견인트럭 까지.. so called a historic vehicle. FAT(Field Artillery Tractor) 혹은 Quad Gun Tractor 불린 야전포 견인 트럭은 캐나다 Ford 혹은 Chevrolet 에서 제조되어 영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 제공 되었다 한다. 오늘 선보인 트럭은 Chevrolet 산 이었다.

밀리터리 매니아인 내겐 큰 즐거움이었다.

탄두없이 장약만 터트리는 예포 행사이지만 그 소리가 엄청났고 온몸를 흔드는 공기 진동 역시 대단했다. 예전에 오타와의 연방의사당 앞에서도 예포 발사 행사를 지켜본적이 있었지만 코앞에서 벌어지는 대포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백인계, 동아시아계, 인도계, 커리비안계 등등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캐나다군을 보는게 왠지 마음이 편하고 믿음직 스러웠다.


Bye for now.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a piece of sunshin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