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살짝 펼쳐진 일요일 아침 산책. 1차세계대전 중 캐나다군 6,000명이 전사한 플란더스 전투에서 사망한 토론토대 동문들의 명부는 Soldiers' Tower 한켠의 전용 공간에 조성되어 있었다.
lieutenant(Lt).. 한국군에서는 소위라 부른다. 주로 2년제 컬리지 졸업자 혹은 대학 졸업자에게 주어지는 계급으로, 군 복무를 막 시작하는 초임 장교의 계급이다. 비명에 새겨진 이들 토론토 대학 출신들이 가장 많이 달았을 계급일 수 밖에 없다. 한국전 당시 소대장들이었던 소위들이 병사들 보다 훨씬 많이 전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총알이 소위-- 소위--- 하며 날아와 군경험은 전혀 없지만 혈기만으로 최전선에서 소대를 지휘했던 그 소위들을 쓰러뜨렸다 한다. 대학 졸업시 고작 스물한두살이었을 이들은 겨우 6개월의 훈련만 마치고 사지로 내몰렸고, 염소 가스라는 전대 미문의 독가스에 대책없이 스러져 갔다. 얼마나 원통했을까..
토론토 의대 출신 외과의사로 1차 세계대전에 캐나다군으로 참전했던 존 맥클리어 중령의 전사자들을 위한 추모시는 레전드가 되었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는 전쟁에서 죽어간 독일 젊은이들의 이야기지만 벨기에의 플란더스 들판에서 죽어간 캐나다의 젊은이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먹먹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