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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의 Konadian Life May 13. 2021

아내를 울려 버린

남편의 이야기

친구가 올린 글에 대한 나의 생각.







 


백 년을 기약하면서 달콤한 연애를 하던 때  
두 연인의 꿈은 너무나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남자는 결혼을 위해 아파트를 준비하였고
여자는 새 아파트에 맞는 세간도 알아 놓았습니다.
그렇게 희망이 부풀어 결혼 준비를 하던 때  
여자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회사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 충격으로 여자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아픈 고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자가 보여 주었던 새 아파트는 사실은
남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도 사실 새 아파트에 가져갈 혼수품을 살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그 말에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렵게 단칸방에서 신혼 림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월급이 결혼 전에 이야기하던 것과는 다르게 너무 작았습니다.
그래도 여자는 신혼의 맛에 기쁘게 살았습니다.
여자의 아버지도 건강을 얻고 다시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업도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참 이상하지요!
친정집이 어려울 때는 그저 있는 것에 감사하였는데 친정집의 형편이 좋아지면서
자기의 모습이 왜 그리 초라해지는지요!
결혼 전 아파트를 보여주고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 준다던 남자의 말이 모두 상처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던 신랑이 미워집니다.

결국 여자는 그 속상한 마음, 억울한 마음을 친정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아픔을 이야기하는 여자의 볼에서 아픈 눈물이 흘러내리고, 이야기를 듣는 여자의 어머니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난 어머니, 딸에게 숨겨놓았던 비밀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실은 김 서방이 아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털어놓아야겠구나."   
여자의 어머니가 해준 말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남자는 혼수용품을 해 올 형편이 못 되는 여자의 마음이 상할까 봐 아파트를 팔아
여자의 아버지의 빚을 갚는데 보태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매달 월급의 적지 않은 돈도
여자의 아버지의 병원비로 썼던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딸의 눈에서 눈물이 얼굴을 적십니다.
그 눈물은 조금 전 어머니가 흘렸던 감동의 눈물이었습니다.

실망의 눈물이 감동의 눈물로  이렇게 쉽게도 바뀔 수가 있네요.
오늘도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을까요!  
신발을 돌려놓아 주는 작은 배려에서부터 말입니다.  



친구가 오래전 다른 곳에서 옮겨다 놓은 것이라며 Facebook에 올려놓았던 글이다. 


글을 읽다가 코끝이 시큰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나의 브런치 작가의 서랍으로 옮겨 놓았었다. 글을 읽고 나서 처음의 내 마음은  감동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는 마음을 울리는 감동 대신에 왠지 이글에서의 전체적인 느낌이 소통의 부재라는 생각이 생겨났다. 두 사람이 처해진 상황들이 그저 서로에게 비밀로 남겨야 했을 선택이었을지 아니면 서로에게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아닌 아내와 남편이 툭 터놓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부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였어야 했는지를 나 스스로에게 다시 되묻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를 이 소통의 문제로 분석해 본다남편과 아내가 솔직하게 대화를 주고받아서 처가에 대한 남편의 배려를 처음부터 알 수 있었다면 처가를 지원해주는 것들을 비밀로 숨겼을 경우에 남편에 대해 아내가 느꼈던 아파트와 월급에 대한 실망감도 안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야기의 진행방향을 생각해 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장인되실 분께 사업자금을 지원해 드리 결혼 후에도 급여의 일부를 떼서 정기적으로 처가에 전해주었다면 아내의 입장에서도 달콤해야 할 신혼의 분위기가 아니라 남편에 대한 미안함 더 컸기에 아내가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내의 불편함이 생기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원래 이야기대로 남편이 장인 장모님께 부탁을 해서 처음부터 아내가 모르게 처가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정답은 바로 이것'이라고 하나를 선택할 수는 없다. 물론 감동적인 이야기로 만들어 낸 글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살다 보면 부부간에도 작은 오해들이 있는 것이 일상이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오해의 원인은 서로에 대한 느낌과 생각이 다른 것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가볍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의외로 상대방에게는 깊은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의 '팔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는 "또 아파?"라는 말로 대수롭지 않게 한마디를 하는 것이 남편의 입장에서 듣고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내가 표현하는 나의 느낌과 생각이 상대방이 듣는 입장에서의 느낌과 생각에서 차이가 생기면 동일한 내용으로 소통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남편은 단순하게 아픈 것을 표현한 것인데, 부인의 한마디가 원래 부인이 의도한 긍정적 의미의 '또 아파'와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된 '또 아파'라는 것(느낌) 중에 남편에게 긍정적으로 전달이 되었을 경우에 한해서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인지가 되었다면 두 사람의 대화에서 커다란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동안에 서로에게 마음속 한조각도 숨김없이 털어놓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서로에게 숨길만한 비밀을 만들지 않고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소통을 잘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대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청과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은 긍정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면 남편과 아내를 구분할 필요도 없이 서로에게 마음이 열리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을 것이다.


나와 아내는 이민을 와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휴대폰도 하나만 가지고 사용했고, 어쩌다가 이메일도 하나만 가지고 사용하면서 휴대폰, 이메일의 비밀번호를 공유하면서 살다가 아내가 데이 홈을 열고 운영하면서 이메일도 ID를 새로 만들고 휴대폰도 새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둘 다 이메일, 휴대폰의 패스워드를 지금까지도 계속 공유하고 있다. 아내는 나의 이메일이나 휴대폰을 아무 때나 열어 볼 수 있고, 나도 아내의 이메일이나 휴대폰을 열어 볼 수 있다. 장점은 이메일로 들어오는 각종 은행 관련 소식이나 공과금 납부 일시 등을 서로가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으며, 휴대폰으로 카톡 문자나 영상통화를 하는 경우에도 알림 소리가 나면 누구든지 아무 때나 열어서 받아 볼 수가 있다. 물론 부부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가끔 방송을 통해서 요즘 젊은 부부들이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따지며 휴대폰의 비밀번호나 이메일의 패스워드를 절대 알려고도 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하는 내용을 접해본 적이 있는데 이것 또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숨김이 없다면 공유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공유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부부가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충분하게 소통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 소통의 Tip -

상대의 느낌에는 도덕성이 없다.

(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고 느낌은 느낌일 뿐 ->  나의 느낌너의 느낌)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한다.

마음을 열고 믿음으로 소통한다.

최고의 대화법은 경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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