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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Dec 16. 2020

브랜드 네이밍이 뭐길래

#발란 / BALAAN

요즘 TV만 보면 나오는 광고가 있다. 저렇게나 광고 편성을 많이 한 걸 보니, 초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결론적으로는, 브랜드 네임은 많은 대중들이 기억하게 했으니 성공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봉태규와 변요한이 특이하지만 세련되어 보이는 외관을 지닌 건물 어느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한다. 그리고 대화에 관용어구처럼 쓰는 "발란 까져가지고~"



학생답게, 또는 ㅇㅇ답게를 강요하던 시대에 ㅇㅇ답지 않게 파격적인 의상을 입거나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면, 꼰대로 대변될 수 있는 어른들이 하던 말 "(어린 게) 발랑 까져가지고~"에서 착안한 카피일 것이다. 브랜드 네임 '발란'과 '발랑'이 비슷한 발음이니까.


앞서 얘기했듯이 브랜드 인지도를 획득하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오니까. 그만큼 익숙한 단어이고, 그만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충분했으니까. 뭔데 자꾸 발랑? 발란?이라는 거지? 라면서 광고를 한 번 더 보게 된다.


하지만 그게 꼭 브랜드 호감도와 상관관계를 같이 할까? 답은 yes일수도 no일수도 있다.


1) 브랜드 인지도는 높였다, 하지만 브랜드 호감도는 네이밍과 광고에서 오는 이미지로 인해 낮아질 수도 있다.


2) 브랜드 인지도는 높였다, 네이밍과 광고로 인해 호감도가 낮아졌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서 옷을 구입해보고 그 과정에서 오는 경험이 꽤나 괜찮았다, 그렇다면 네이밍이나 광고에서의 비호감을 무뎌지게 만들고 브랜드 호감도는 높아진다.


브랜드는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호감도가 온전히 결정되지 않는다. 겉포장(네이밍이나 광고 등 1차적 인지 단계)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도 첫인상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듯이.


물론 나처럼 경험 전, 1차적 인지 단계 또한 꽤나 중요시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같은 유형의 인간은 브랜드 인지도 단계에서 호감도가 너무 떨어지면 웬만해서는 상품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모메존

과거에 '모메존'이라는 음료가 있었다. (아, 여전히 있으려나?) '초록매실' '아침햇살' 등의 음료가 한참 유행이던 시절, 미투 제품으로 나온 음료였다. '몸에 좋은'이라는 발음을 빨리하고, 발음 나는 대로 표기한 네이밍 '모메존'. 맞춤법 파괴를 통해 네이밍이 눈에 띄는 효과를 만들었고, 웃음 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지만, 나 같은 유형은 저런 표기 자체를 너무도 싫어하기에 구매하지 않았다. 모메존이라고 쓰인 음료를 마시는 나를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였다. (사진도 넣고 싶지 않아서 안 넣는다...)


이런 경우는,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유추할 수조차 없어진다. 파격적으로 눈에 띄어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후에 이어지는 호감도와의 유관성을 아예 간과하면 안 되는 이유다.


물론 네이밍과 상관없이(또는 네이밍이 재미있어서) 음료를 마셔본 이후, 맛있다거나 비슷한 음료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여러 이유로 소비하는 대중들도 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브랜드 경험 이후에는, 브랜드 네이밍 등 1차적 인지에서의 호감도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SSG.COM / SSG닷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 모든 면에서 좋은 예로 들 수 있는 건 'SSG닷컴'이 아닐까 한다.


신세계 그룹에서 만든 온라인형 유통몰이라는 의미도 직관적으로 느껴지면서도, 'SSG'를 '쓱'이라고 친근하고 재밌게 부를 수 있어 젊은 세대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스타벅스가 있는 '스세권',  맥도날드가 있는 '맥세권', 편의점이 가까이 있는 '편세권', 쇼핑몰이 가까이 있는 '몰세권' 등에 이어 SSG닷컴이 배달을 가는 모든 곳 '쓱세권'이라는 용어도 (광고 이후부터이긴 하겠지만) 잘 쓰이고 있는 것도 호응의 반증일 것이다. 처음에 공유와 공효진을 TV 광고 모델로 세워 "쓱"이라는 네이밍을 재미있고 확실하게 인지시켰으니 브랜드 인지도면에서는 꽤 성공적인 효과를 거둔 것이다.


SSG닷컴이 강점으로 얘기하던 신선한 물건을 모든 곳에 배송/새벽 배송 등을 잘 구현해냈다면, SSG닷컴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브랜드 인지도에 이어 호감도까지, 그리고 충성도도 단단해져 지속적인 소비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브랜드의 첫인상이 될 네이밍.
네이밍으로 호감이 될 수도,
비호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전부는 아닐 네이밍.
브랜딩은 네이밍으로 시작해
경험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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