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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Feb 18. 2020

전교 1등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

모든 선택들은 연결되어 있다

누구나 전교 1등을 부러워한다. '쟤는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하는 거지? 학원은 어디를 다니지? 과외를 할까? 과외 선생님은 누구지? 사교육은 얼마나 할까? 얼마나 쓰는 거지? 부모님은 어떻게 교육을 시켰을까?' 궁금증의 핵심은 두 가지다. 1) 어떻게 전교 1등을 할 수 있는지 이유와 2) 그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


전교 1등의 책상 (출처: 중앙일보)


'전교 1등'으로 검색을 하니 수많은 분석 기사들이 보인다. 하지만 위의 자료처럼, 부모와의 친밀도가 높고, 사교육 도움 없이 집에서 스스로 4시간을 공부하고 학원 수를 3개 미만으로 다닌다고 해도 누구나 전교 1등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선두의 자리를 차지하면 그 성공 방법을 수많은 사람들이 분석한다. 그래서 그들의 성공 방법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된다. 하지만 책 <콘텐츠의 미래>에서는 누군가의 성공 방법은 따라 하기도 힘들뿐더러 따라 한다고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이 책에는 성공한 여러 기업들의 예시가 나오지만, 따라 하라는 말이 아니라 따라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월마트의 경우, 하나의 선택은 다른 많은 선택들과 연결되어 있는데 그걸 다 무시하고 하나만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연결된 선택들을 모른 채 어설프게 하나의 결정만 따라 할 경우 오히려 그 업체의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면 열 가지를 동시에 다 따라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하늘의 별 다기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콘텐츠의 미래>, p.410
(출처: <콘텐츠의 미래>, p.408)


재미있는 것은, 위의 사진에서 언급한 월마트의 위상을 불과 5년 만에 지금은 아마존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래 창업자 샘 월터를 제프 베조스로, 월마트를 아마존으로 바꿔도 문장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똑같다. 성공 방법을 따라 하기 힘든 이유는 경쟁사가 흉내 내기 힘든 "무궁무진한 결정"들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내린 수많은 결정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배울 점을 찾는 것이다. 그럼 요즘 대세 기업, 아마존의 사례에서 원칙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1997년부터 베조스가 아마존의 주주들에게 보낸 '연간 서한'에는 아마존의 성공 방법이 아주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스티브 앤더슨은 이 주주 서한을 치밀하게 분석했고, 책 <베조스 레터>에서 기업에 널리 적용할 수 있는 성공의 14가지 원칙을 밝혔는데, 그 14가지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2. 큰 아이디어에 베팅하라/ 3. 역동적인 발명과 혁신을 실행하라/ 4. 고객에게 집착하라/ 5. 장기적 사고를 적용하라/ 6. 플라이휠을 이해하라/ 7.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라/ 8.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라/9. 기술로 시간을 단축하라/ 10. 주인의식을 고취하라/ 11. 기업 문화를 유지하라/ 12. 높은 기준에 집중하라/ 13. 중요한 것을 측정하고, 측정한 것을 의심하고, 직감을 신뢰하라/ 14.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 


위 원칙들을 보면 아마존이 나아가고자 하는 큰 그림이 보인다. 빠르게 움직이고, 데이터 중심으로 사고하고, 실패를 하더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많이 시도할 것. 실패를 통해 배울 것. 그리고 그 핵심에는 "고객 중심"의 사고가 있다. 아마존의 모든 결정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내고 먼저 움직이기 위한 것이다. 신기하게도, 내가 컴퓨터 모니터 옆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의 내용이 아마존의 원칙들과 닮아 있다. 3년 전 신박사님이 강조한 세 가지 원칙을 적어 놓은 것이다. 


1. 실현 가능하지 않은 제안은 의미가 없다.
2. 일이 정해 지거나 주어지면 불평불만하지 않는다.
3. 똑똑하게 (효율적으로) 일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원칙들은 아마존의 원칙들과 다르다. 일단 우리 회사는 고객 만족이 1원칙은 아니다. 고객 중심이라기보다는 직원 중심의 회사다. 추가로 몇 가지 원칙을 더 붙여본다면, 4. 치열하게 공부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한 달에 책은 최소 2권을 읽는다) 6. 거짓말하지 않는다 7. 진정성을 가지고 일한다 등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직원의 성장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걸 넘어서 고객의 성장에 집착한다. 우리는 고객이 우리의 콘텐츠를 소비하면 다시 고객에게 더 좋은 콘텐츠와 오프라인 행사로 투자한다. 우리는 사회와 고객과 우리에게 좋은 것(win-win-win 모델)을 지향하며 선 순환 구조가 되길 바란다. 


작년 씽큐 베이션 3기 모임 중에 <콘텐츠의 미래> 시간, 발제를 맡은 수현 님이 우리 회사가 어떻게 사용자와 제품과 기능을 '연결' 하고 있는지 함께 케이스 스터디를 했었다. (절대 내가 하자고 한 것 아님) 내가 굳이 나서서 정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룹원들은 우리를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신기했다. (한편으로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것이 다른 목적일지언정 우리의 연결을 분석하고 있으니 그것도 신기하다) 하지만 이 연결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연결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내가 키워야 할 능력은 의사 결정 능력이다. 아마존이 위 14가지 원칙들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기본 원칙을 세우고 공유하는 것은 결정을 일관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정확하고 일관된 의사 결정은 기업의 실행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조직의 선택들은 연결되어 있고, 선택들의 유기적 연결이 차별화를 만든다. 선택들이 유기적으로 되려면?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원칙을 세우려면? 내가 (혹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막연하게 전교 1등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나와 저 아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럼  무작정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게 된다. 물론 그보다 먼저 내가 무엇을 하고 싶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전교 1등이 되고 싶다면,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콘텐츠의미래 #베조스레터 #씽큐베이션4기 #1주1서평 #실력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체인지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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