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5주 차 재활기 4편
척추 수술한 지 5주가 지나고 있다. 초기 2주는 집에서 거의 '눕눕' 생활을 했다. 집에서 가벼운 세탁기 돌리기, 설거지, 컨디션이 괜찮으면 청소기 돌리기 등 30분 이내로 일상생활을 했고, 집 밖으로 나가진 않았다. 2주 후 주치의를 만났고, 상처 부위가 아물어서 붙인 밴드를 떼어냈다. 2주 만에 만난 주치의한테 이것저것 물어봤다.
3주 후 회사 복귀가 예정돼 있는데, 과연 몸이 괜찮을지 여부가 가장 궁금했다. 주치의라고 모든걸 알 수는 없지만 내 몸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의사의 의견이 듣고 싶었다. 주치의는 내 질문에 약간 머뭇거렸다. 그도 확답을 줄 수 없던거다. 직업상 노트북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허리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의사는 우선 재활을 해보고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외래 진료는 한 달 뒤로 예약했다.
이날 바로 재활이 시작됐다. 입원 기간 미리 재활 상담을 받아서 미리 예약을 해뒀다. 우선 전기 물리치료를 짧게 받은 뒤 병원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운동 시작에 앞서 재활 선생님은 우선 내 몸상태(허리 통증 여부 등)를 확인하고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침대에 누워 복식호흡과 함께 신전운동을 배웠다. 아랫배에 힘을 줘 허리 부담을 덜고 그 상태에서 몇 초간 유지하는 동작이다. 숨쉬기 운동을 배운 후 양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이 이어졌다. 다리를 위 아래로 들어올릴 때 배에 힘을 가득 줘서 허리 힘을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한다. 이 때 양쪽 골반의 흔들림 없이 다리를 움직이는게 중요한 포인트다.
수술 후 첫 운동이라서 그런지 신전운동은 쉽지 않았다. 마스크 안에 코와 입은 부지런지 호흡을 하고 아랫배는 되도록 등쪽으로 당긴 채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려웠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배운 동작을 열심히 해야 한다.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20여분 간의 재활 운동이 끝났다.
집에 돌아와 재활 센터에서 배운 동작을 연습했다. 아랫배에 힘을 줘 배가 쏙 들어간 상태에서 한쪽 다리 들어올리기를 반복했다. 골반이 움직이지 않고, 배의 힘으로 해야 허리 부담이 덜하다. 한 번에 10회씩 한다고 해도 운동 시간은 짧았다. 식사 후 하루 세 번씩 운동했다. 내 안에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잘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일주일 뒤 재활 센터에서 다른 동작을 배웠다. 이전과 똑같은 복식호흡(아랫배 힘준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유지하는 자세다. 배의 힘으로 골반 떨림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후 누워서 배에 힘을 준 상태에서 양쪽 다리를 움직이는 동작까지 배웠다. 필라테스 강좌에서 사용해봤던 기구를 이용한 운동 요법도 더해졌다.
재활 프로그램은 제법 다양했다. 폼롤러를 이용한 발란스 운동, 루프 밴드를 활용한 스트레칭 등이다. 이 중 집에서 할 수 있는 동작 위주로 다시 배웠다. 집에서도 폼롤러와 루프 밴드를 이용한 운동을 꾸준히(매일 1~2회) 했다.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몸이 신호를 보낼 땐 반드시 멈춰야 하고 운동 중이라도 몸의 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한다.
재활을 시작한지도 3주가 지나고 있다. 재활 센터는 첫 2주간 두 번 방문, 이후엔 일주일에 두 번씩 총 6회 방문했다. 아주 천천히지만 확실히 몸의 발란스와 힘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다음 재활센터 방문은 2주 후다.
신전 운동은 하면 할 수록 복근 힘이 길러졌다. 처음했을 때보다 일주일 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정도가 달라졌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하라고 했는데, 하루 세 번씩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 운동 후에도 별다른 허리 통증은 없었고, 몸도 견딜만했다. 재활 후 첫 일주일은 수술 직후 2주간의 생활과 별다르지 않았다.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고, 최대한 누워서 허리 안정에 집중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하루 세 번 신전운동은 무리였을 수 있겠다는걸 알게 됐다. 하루 한 번 정도 제대로된 자세로 10회 정도 한다면 적당한 것 같다. 물론, 허리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