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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U Apr 02. 2021

앤의 사랑과 용기.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책을 읽고.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리고 가장 삶의 지침이 되는 것은 조금 유치하지만 '사랑'이다. 그리고 최근 여기에 '용기'가 추가되었다.

글쓰기는 좋아하지만 책 읽기는 싫다는 나의 오랜 고집이 오디오북을 접하고 슬며시 사그라들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혹자는 이 책이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을 달콤하게 꾸며낸 허황된 글의 모음이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요즘 특히 사랑과 용기라는 단어에 꽂힌 내게 타이밍 좋게 흘러들어온 선물과도 같았다. 따뜻하게 맘을 적셔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빨강머리 앤과 함께 끝없이 사랑스러운 산책길을 걸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한 전문가가 '사람은 과연 변하는가?'에 대한 소견을 말한 영상을 봤다. 사람의 인성은 변하기 어렵지만 성격은 변한다. 내가 고집이 센 것은 변하기 어렵지만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는 있다. 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용기를 냈다는 것이다.

수다스럽던 앤은 다 자란 청년이 되어 차분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대학에 가기 위한 수많은 노력과 시련으로 점점 바뀌게 된 것이다. 말을 아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것은 용기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용기가 부족했던 나는 끝없는 선택의 반복인 삶에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미루고 포기했다. 말로는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며, 나는 모험을 좋아하고 늘 열정이 끓어오른다며 포장했지만 실은 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먹기 두려워 늘 먹던 것만 먹는 사람이었다. 물론 굳이 리스크를 감내하고 도전하기보다 안정된 삶을 사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도전하지 않는 나보다 말과 행동이 다른 내가 더욱 힘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를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것을 뒷받침 하기 위해 나는 사랑이라는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내가 스스로 나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내가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사랑을 원료로 쓰면 저절로 이해가 되고 다음 목적지가 보인다. 그리고 그 목적지로 나아갈 용기라는 힘이 생긴다.

나는 이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기를 즐긴다는 자기소개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Dilige,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싶은 것을 하라.

내 가슴에 박힌 글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리고 용기를 내어 하고싶은 것을 하면 그것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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