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Bereavement Questionnaire (PBQ)
안녕하세요, 마음을 치유하는 임상심리전문가 아론아빠입니다.
얼마전, 반려견을 안락사로 인해 떠나보내야 했던 배우 이태성씨의 사연이 TV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었는데요. 이태성씨는 자신의 반려견을 떠나보내며 '다시는 반려견이랑 같이 못살겠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었음을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한 반려견 카오와 몬드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이야기해 주시기도 하였지요.
이렇듯 시간이 지나도 반려동물의 죽음과 사별에 대한 기억은 반려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저 또한 11년을 키웠던 반려견을 보내던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한켠이 먹먹해지는데요. 최근에는 반려동물 사별이후에 경험하는 심리적 증상들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우울, 수면문제, 죄책감 등의 증상들에서부터 사별 당시의 고통스러운 장면이 자꾸 떠오르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고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던 장소, 즉 집에 들어가는 일조차 매우 힘든일이 되는 증상들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몰두하거나 반려동물의 뒤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될 수 있지요.
하지만, 내가 지금 반려동물 사별에 대한 정상적인 애도과정을 겪고 있는 것인지, 혹은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 상태에 있는 것인지는 개인이 확인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사별한 반려인들을 위해 반려동물 사별 설문지 검사(Pet Bereavement Questionnaire)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반려동물 사별 설문지 검사(이하 PBQ)는 펜실베니아 심리학과의 Melissa Hunt 박사와 Yaniz Padilla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설문지 검사로, 펫로스 증후군의 정도와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반려인이 경험하고 있는 증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준의 사별 반응인지, 혹은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 아래의 문항들에 대해 각각 ① 매우 그렇지 않다, ② 그렇지 않다, ③ 그렇다, ④ 매우 그렇다 중 하나로 답해보도록 합시다.
1. 나는 반려동물의 살리지 못한 수의사에게 화가 난다.
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매우 속상하다.
3. 반려동물이 없는 나의 삶은 비어있는 것 같다.
4.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악몽을 꾸고 있다.
5. 나는 반려동물이 없는데 대해 외로움을 느낀다.
6. 나는 반려동물에게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만 했다.
7. 나는 반려동물이 너무나도 그립다.
8. 나는 반려동물을 좀 더 잘 돌보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9. 나는 반려동물을 살리고자 더 많은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에 낙담하였다.
10. 나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11.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 화가 난다.
1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큰 슬픔을 느낀다.
13. 나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친구/가족에게 화가 난다.
14.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기억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5. 나는 반려동물의 상실을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
16. 나는 반려동물을 더 많이 사랑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설문지 문항들을 꼼꼼히 읽고 ①번부터 ④번까지 답해보셨나요? 그런 다음 16개 문항에 대한 점수들을 합산한 뒤, 16점을 뺀 점수가 여러분의 PBQ 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달 전 반려동물과 사별한 A씨가 위의 문항에서 응답한 점수의 총 합계가 57점이라면, 이 사람의 PBQ 점수는 16점을 뺀 점수. 즉, 41점이 되는 것이지요.
모든 문항의 점수를 합한 값 - 16점 = PBQ 점수
Melissa Hunt 박사와 Yaniz Padilla박사의 해외 연구결과를 참고했을 때, 이 PBQ 점수가 36.6점이 넘는 경우에는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 상태에 있음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우리가 계산해 본 A씨의 PBQ점수는 36.6점을 넘었으므로 펫로스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매우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PBQ 점수가 기준점에 근접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면, 이것은 반려인이 혼자서 노력하여 펫로스 극복을 하기 힘든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물론 종합적인 심리검사가 필요합니다. 설문지 검사 하나로는 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경우에는 MMPI 검사나 BDI, 로샤검사, 문장완성검사(SCT), HTP 검사 등을 실시하고 이를 종합한 결과를 통해 흔히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말하는 주요우울장애나 애도와 관련된 정신질환인 지속성 복합 애도 장애 등의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확실한 진단은 효과적인 치료의 가장 큰 발판이 됩니다. PBQ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셨다면, 반드시 전문심리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고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임상심리전문가 조 지 훈
서울 펫로스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카카오 페이지 '어서오세요, 펫로스 상담실 입니다' 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해외 연수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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