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남 배우님과 벨, 그리고 펫로스 증후군
반려동물과의 이별,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사진출처: 배정남 배우님 인스타그램 @jungnam_bae안녕하세요, 펫로스 상담가이자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의 저자, 임상심리전문가 조지훈입니다.
최근 배정남 배우님이 키우시던 반려견 '벨'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분들이 슬픔에 공감하는 댓글들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022년 급성 디스크로 전신마비가 된 벨을 보살피고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배정남 배우의 모습이 여러 매체들을 통해 알려지며 많은 분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었는데요. 점차 회복되는 벨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함께 살아갈 날들을 꿈꾸었기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이별을 하게 된 상황에 큰 상실감을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많은 보호자분들이 긴 투병생활을 하다가 보내게 될 때, 그리고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게 될 때 더 힘든 펫로스 증후군을 호소하시기도 하니까요.
사진출처: 설채현 수의사의 '놀로와 유튜브'반려동물의 죽음, 펫로스 이후에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반려동물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부정하기도 하고, 사실은 반려동물이 죽지 않은 것은 아닌가? 이 모든 것이 꿈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에 머물러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오며, 숨이 막힐 것 같은 죄책감, 바닥까지 꺼지는 듯한 공허감, 무엇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리움과 같은 감정들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적응과 재구조화라는 단계를 밟아가며, 내 생각들과 협상을 거치고 점차 수용해나가는 모습들을 점점 보이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요. 길게는 1년 이상도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보호자분들도 많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100명 중 16명 정도가 그렇다고 하죠. 이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들을 알아야 할까요?
사진출처: JTBC 당신이 몰랐던 비하인드1. 어미로부터 빌려온 사랑스러운 생명들...
반려동물에게 우리는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헌신적인 삶을 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반려동물들은 그 어미로부터 잠시 빌려온 존재들일 뿐입니다. 몇개월 동안 자신의 뱃속에 품고 있던 새끼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어미들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핥아주고 품어주며 사랑으로 새끼들을 키웁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키운 새끼들을 인간인 우리가 짧게는 몇년에서부터 길게는 십수년을 빌려오게 되는 일인 것이지요. 그러한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그 어미는 아마도 새끼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을 것이며, 만약에 사후세계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무지개다리 너머에 있는 어미에게 그토록 사랑했던 자식을 돌려주는 일이 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진출처: SBS 뉴스토리 '떠난 반려동물, 나도 무너졌어요'2. 함께 했던 시간의 길이는 우리의 행복을 설명해 줄 수 없다.
TV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반려동물들이 20살을 넘겨서 아무런 고통없이 잠에 빠지듯 떠나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나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도 더 넘긴 말도 안되는 나이까지 살다가 떠나기도 하지요. 하지만, 행복의 무게를 꼭 '시간'으로만 가늠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물론 너무 짧은 삶을 살다간 경우에 비통한 감정들이 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키웠던 반려견 다롱이도 11년이라는 시간만을 함께 할 수 있었고, 저 또한 아쉬움과 괴로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추스르며 그 시간을 다시 바라보니, 11년이라는 것은 그저 숫자일 뿐이었더군요. 20년이어서 행복하고, 11년이라고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이죠.
사진출처: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3. 너 대신에 내가 아파줄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텐데...
노화나 질병으로 반려동물이 아프기 시작하면, 우리는 흔히 '내 생명을 줄여서 너를 더 살게 해주고 싶어', '너 대신에 내가 아플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고통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요.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대신 아파줄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 의학과 수의학으로는 말이죠. 하지만, 그것이 가능해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죽음'이라는 것이 일어나는 순간이지요.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반려동물의 고통은 끝이나며, 반려인의 고통은 시작이 됩니다. 반려동물의 육신의 고통과 반려인의 마음의 고통이 뒤바뀌는 순간입니다. '펫로스 증후군, 내 마음의 고통으로 네가 편안해질 수 있다면, 나는 이 죽음을 감당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사진출처: 나응식 수의사의 "냥신티비 유튜브"만약, 내가 펫로스증후군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이 너무 심하다면. 그래서 이 고통을 없애버리고 싶어 최면술사같은 사람을 찾아갔다면. 그리고, 그 최면술사가 "당신은 최면을 받아 반려동물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머릿 속에서 지우고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나에게 제안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모든 기억을 지우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이러한 펫로스증후군으로 인한 모든 고통을 고스란히 겪게 되더라도 모든 것을 기억하며 기꺼이 힘들어 하겠노라고 다짐할 수 있을까요?
https://blog.naver.com/petloss_goodbye/224048832105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모든 것을 잃은 슬픔에 잠긴 많은 보호자분들께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올 11월에 설채현 수의사 선생님을 비롯한 다른 전문가분들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과의 삶에 대한 4인4색 콘서트가 여의도, 일산, 강동구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부탁드리며, 앞으로도 상담실 안팎에서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혀갈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전예약제/ 전화 및 인스타그램 DM 신청 이후에 등록이 가능하십니다.
성함, 연락처, 현금영수증 번호 확인 후, 참가비 입금 후에 등록이 완료됩니다.
환불 규정: 2일전 100% 환불, 1일전 50% 차감 후 환불, 당일 환불 불가
선착순 등록으로 마감 후에는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마감 이후에 다음 클래스 일정에 등록대기도 가능하십니다(2026년 2월초 예정)
펫로스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조 지 훈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임상심리학회 전문회원/ 수퍼바이저
서울대학교병원 본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현지 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삼성, SK헬스커넥트 연구 참여)
아주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임상심리학전공 석사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저자 [라곰, 2023]
EBS 펫클래스유 펫로스 <반려동물 이별지침서> 강사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이수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SBS 뉴스토리" 등 출연, 자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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