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 Day 13- 치앙마이에서 보낸 편지

이탈리아로 떠난 G씨와 치앙마이로 떠난 J씨의 매일편지

by 조아서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 DAY 13




저도 동감입니다.

수기 핑로는 안쓰게 된지 오래되다보니... J씨와 일기 주고 받기를 안했더라면.. 아마 하루하루를 마감하는데 소홀해졌을거고.. 그만큼 다녀와서는 정리되지 않은 기억들만 남겠구나.. 싶어요.


J씨 말대로 우리 떠나기전에 만난 건, 한달살기 이야기를 하게된 건, 정말 우연이지만 필연이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이렇게 자발적인 강박을 가지고 하루를 정리하고 나누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말했잖아요. 우리 소울메이트 같다니깐여? ㅎㅎㅎㅎ)




잊지 못할 첫 경험


수업 같이 듣는 프랑스인(여.31세)에게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오늘 밥 같이먹자 물었어요.

유일하게 영어회화가 되는 사람이라 제가 수업시간에 못 알아듣고 멀둥멀둥 하고 있음 도와주는...ㅋㅋ 그런 친구인데요. 이탈리안 남자친구를 런던에서 일하면서 만나 연애하다 지난 달에 남자친구를 따라 같이 로마에 온 케이스에요.


남자친구까지 조인해서 같이 식사를 하게되었는데요, 생각해보니

1. 이탈리아어 선생님과 햄가게 사장님 외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사람과 5분 이상 대면

2. 처음으로 이탈리안 그리팅인 2회 볼키스

3.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타인과 식사를 한 거 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참 설레는 첫 경험이었네요.




나폴리 투어를 갈까요, 말까요


콘서트 갈까 말까 했을때 조언을 구하고 반대로 결정했던 전과가 있으니, J씨 생각을 묻는 게 또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오늘 같이 식사한 커플이 나폴리를 강력추천하더라고요.

사실 안그래도 나폴리에... 제가 너무너무보고싶어하는 조각상이 있어서 갈까 고민은 했었지만... 가는것도 돈이고, 나폴리는 워낙 치안 안좋은걸로 유명하고, 나폴리까지 가는데 포지타노/소렌토/아말피 안보고 오는것도 아쉬운데 그냥 뚜벅이로 가면 쉽지도 않고.. 암튼 그래서 안가는것으로 생각했었거든요.

나폴리 다녀와-다녀와- 하는 둘의 말을 들으니, 또 귀 팔랑~팔랑~이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일단.. 제가 너무 보고싶다는 조각상 사진 같이 보내요. (참. 그물도 대리석 조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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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제가 아직 이탈리아어 욕은 배우지 못했지만 분발해볼게요. 진짜 욕을 가르쳐주도록 하겠슴당.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요!




G.







치앙마이에서 보낸 편지 DAY 13



일단 G씨의 메일을 열고, <자발적인 강박>에서 한번 피식-하고 <볼키스>에 꺄악-했답니다 ㅎㅎ

그리고 프랑스인, 한국인, 이탈리아인 각기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하는 장면을 떠올리니 너무 멋있는거 있죠>_< 맘대로 상상하며 단편 영화 찍음ㅋㅋㅋㅋ



KakaoTalk_20200305_164941738.jpg @Royal Project Shop



관광이었다면 몰랐던,


오늘은 오전에 선생님 부부와 함께 수요일마다 열리는 '로열프로젝트 샵'이라는 농산물 마켓을 다녀왔어요.!

(G씨 덕에 유래를 찾았어요)


간단히 로열 프로젝트 샵을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 같은 사회공헌 사업으로

태국 9대 국왕이 젊은 시절에 마약으로 황폐해진 태국 북부 지방과

고산 지방의 땅과 가난한 농민들을 구제 하기 위해

왕실재단에서 직접 진두지휘 하에 유기농 농산물의 재배 교육과 함께 재배, 유통 판매에 걸친 모든 과정에 참여한 제품들이 판매하는 유기농 마켓 같은데였어요.

치앙마이 대학 중 농업 대학이 유명한데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고 개발한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여기는 관광객은 거의 없고,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주로 농산물을 사러 온대요.


정말 선생님들 아니었으면 이런 장터는 알수도, 올수도 없는 곳이자 현지인이 된 것 같아서 색다르고 재밌었어요!!




R1-02884-013A.JPG @Royal Project Shop



노점 커피, 인생 커피


무엇보다 여기에 꼭 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주차장 공터에 마련된 노점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커피 애호가이신 선생님들은 수요일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 곳을 꼭 오신대요.

본인들이 치앙마이에서 마신 커피 중 가장 맛있고 가장 저렴하고 가장 운치 있는 길거리 카페래요. (3잔 마셔도 4000원)



KakaoTalk_20200308_000254603_04.jpg @Royal Project Shop



저도 온전하게 커피 향을 느끼기 위해서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12일만에 처음으로 hot 커피를 마셨답니다 ㅎㅎ고산 지방에서 커피 농장을 하는 태국 부부가 정성스럽게 드립커피를 내려주시는데, 커피 맛을 전문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정말 향과 맛이 깊었어요. 또 색다른 것은 커피 콩?!을 벗기고 난 껍질로 우려낸 티를 시식해보라고 주셨는데 너무 고소하고 맛있어서 한잔 더 얻어마셨어요.




로마의 법, 태국의 법


저녁에는 여행 프로그램인 배틀트립에 나온 이후에 한국인들이 무조건 찾는 스테이크 바를 갔는데 처음으로 허탕쳤어요...... 정기 휴무인건지 아니면 오늘 불교 공휴일로 쉬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스테이크 먹을려고 일부러 버스타고 왔는데 너무 아쉬웠어요ㅠㅠ

할 수 없이 숙소 근처에 멕시칸 음식점을 왔는데 술을 팔지 않는 관계로 관광객들이 생수를 마신다는 게 참 재밌었어요.

물론 저도 콜라로 대신했어요. 어떻게 타코, 퀘사디아를 맥주 없이 먹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숙소 오자마자 전날에 미리 사둔 맥주 한캔을 마시며 지금 메일을 쓰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KakaoTalk_20200308_000524033_07.jpg @Ristr8to Lab



이탈리아 남부투어


저도 G씨의 스케줄과 로드트립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가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이탈리아 간다고 했을 때 제가 혹시 거기 가냐고 물어본 데가 쏘렌토/아말피 남부 도시이었잖아욧!

저는 이탈리아 도시 각각이 주는 매력이 다 달라서 좋았지만, 특히 남부투어 간 것이 정말 좋은 기억으로 있거든요.


한인민박에서 알려준 버스 투어였나? 무튼 버스 타고 돌았는데요. 생각보다 가는 방법이 어렵지 않았고 치안도 걱정할만큼 불안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요! 오히려 파리, 스페인이 더 무서웠다능....

스무살 초반인 대학시절에 휴양 도시가 주는 여유로움과 풍경들이 제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고요.


그리고 알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먹는 나폴리 피자집 ㅋㅋㅋ 워낙 유명해서 사람도 많고 복잡한 데 우와- 그 화덕피자.... 잊지 못합니다ㅋㅋㅋㅋㅋㅋ

친구랑 저랑 한 판씩 먹었는데, 전혀 부대끼지도 않고 너무 맛있어서 나폴리 있는 동안에 테이크아웃 해서 숙소에서 또 먹고 또 먹고 했어요 ㅋㅋㅋ



다시 와야 할 이유, 여행의 명분


선택은 G씨가 하는 거니깐!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둬야 여행을 갈 명분을 만들기도 하니깐요.

저도 치앙마이 근교 도시가 그렇게 좋다고 사람들이 추천해줬는데 안갈꺼에요.

다시 여기 여행을 올 거니깐요!

아무튼 남부 도시를 안 가면 안 가는 대로 로마에서나 로드트립 하면서 얻는 경험과 소비가 훨씬 풍부해질 테니 ^^




가족 상봉


내일은 여동생과 엄마가 오는 날이에요. 아마도 3일간은 이렇게 세세하고 장문의 메일을 못 보낼 것 같네요... 오전부터 바쁘게 돌아다녀서 밤이 되면 녹초가 될 듯요. 호~~~옥시나 사진 일기로 대신하더라도 미리 이해해주세요. ^^


전 이만 자러 갑니다~~~ 뿅♥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