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수유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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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해볼게요."
출산 4일차였다. 신생아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간호사의 물음에 나는 어느때보다 비장한 목소리로 답했다. 대답은 씩씩했지만, 심장은 요동치듯 떨렸다.
모유수유가 아기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들었고, 가슴을 내놓은 채 젖소가 된 듯한 내 모습이 부끄러울 것이라 생각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신생아실에 들어섰다. 모유수유 쿠션을 배에 두르고 아기를 기다렸다. 몇 분 후, 간호사가 아기를 안고 나왔다.
유리창 너머로만 보던 아기를 처음으로 품에 안는 순간이었다. 작고 연약한 이 존재가 혹여나 다칠까봐 조마조마했다. 아기를 옆구리에 끼고 가슴을 내밀자, 아기는 작은 참새처럼 입을 오물거리며 내 가슴을 깊이 물었다. 작은 생명체가 숨을 헐떡거릴만큼 온 힘을 다해 입을 움직였다. 얼굴이 새빨갛게 될 때까지 젖을 악착같이 빨았다. 처음에는 아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만큼 아기의 필사적인 모습에 압도되었다.
조리원에 입소한 첫 날, 모유수유 전문가가 내게 말했다.
"아기는 분유 빠는 힘의 60배를 써서 엄마 젖을 무는 거예요."
분유의 60배나 되는 아기의 간절한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전에 느꼈던 부끄러움과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졌다. 아기는 얼굴과 입이 새빨개지기도 하고, 눈과 눈썹을 찡그리기도 하고, 때로는 새근새근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입은 쉴새없이 움직였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젖먹던 힘까지!
아기가 세상을 살기 위해 아등바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엄마가 줄 수 있는 생명줄이자 유일한 존재인 모유를 향한 간절함이었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그 모습을 살피며, 부끄러움과 고통은 사랑으로 바뀌었다.
'아가야, 젖먹던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살아가듯 엄마도 최선을 다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