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비를 함께 넘은 밤

신생아 2개월 예방접종

by 조아서

얼마 전, 연예인 자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신생아 딸 예방접종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서, 아기는 울지도 않고 씩씩했지만 정작 엄마는 아기가 안쓰러워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해당 영상에는 엄마의 눈물에 이해하는 공감과 "오열할 일인가, 너무 유별이다" 라는 논란의 반응들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뭐 그렇게까지? 영상을 본 후, 사실 후자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예방접종일이 다가올수록 여러 걱정거리가 늘어났다. 신기하게도 아기 월령에 맞게 내 알고리즘에는 '신생아 예방접종', '접종열'에 대한 글과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접종열로 고생하거나, 접종열이 있을 때 해야 할 꿀팁 등의 내용들이었다. SNS 속 피드를 보며, 무조건 아기 접종열이 있다는 것이 전제가되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첫 예방접종일에 누구보다 긴장했다. 주사를 맞추러 가는 직전까지도, 앞으로의 상황을 모르는 아이에게 "잘 견딜 수 있을 거야, 씩씩하게 맞고 오자."라며 말을 걸었다. 초보 엄마의 불안함과 심란함에 나에게 하는 다짐과도 같았다.


비록 T인 엄마여서 폭풍 오열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근새근 자던 아이가 예고 없는 주사들에 짧은 울음을 터뜨리는 것에 충분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소아과를 나오는 길에 나는 아기의 얼굴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 혹시 열이 오르진 않았을까, 아팠던 건 아닐까. 하지만 다행히도 아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방긋 웃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야말로 '초긴장 모드'였다. 접종열이 오를까 봐, 혹여나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질까 봐 한 시간마다 핸드폰 알람을 맞추고 잠든 아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밤이었다. 새벽에 37.5도가 넘어섰다. 소아과 원장님이 알려준 대로 아기 옷을 벗기고, 미온수로 손수건을 적셔 아기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몸 구석구석을 닦았다. 다행히도 37.7도의 미열만 살짝 올랐다. 동이 트는 아침 무렵 아기의 열은 내렸고, 그제야 내 몸의 긴장이 스르륵 풀렸다.


고맙다.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첫 번째 고비를 이겨내고 있었다. 아기는 자기 몫의 아픔을 묵묵히 견디고, 그 안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이 작은 존재가 이미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배운다. 오늘보다 더 강해질 우리 아이를 믿으며, 초보 엄마도 함께 강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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