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안 만나면 좋을 사람

by 조아서

살면서 안 만나면 좋을 사람,

말 그대로 웬수, 원망, 슬픔 등의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유퀴즈 방송을 관통한 건 '죽음'이었다.


죽음.

살면서 피하고 싶지만, 결국 만날 수 밖에 없는 것.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것.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그 생각을 진지하게 꺼내는 일은 항상 두렵다.


그날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나온 박진영은

'무엇이든지 시작과 끝이 있는데,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면 그 과정은 수없이 흔들리고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왜 살아야 하지? 왜 죽어야 하지?'를 스스로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생을 마감하는 순간을 부정하고만 있을 것이다.


마지막 게스트이었던 장례 지도사님의 인터뷰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랑하는 이들과 아름다운 배웅을 하도록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에 남편과 많은 추억을 만든 그 분은 함께 산 순간 모두가 따뜻하다고 했다.

지나간 시간에 후회보다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함께'의 시간들.


'잘 살아야 하는 만큼, 잘 떠나는 일도 중요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그만큼,

사랑하는 이들의 이별도 잘 배웅하는 일도 배워야 한다는 말도.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 이후

'그 날 연락했었더라면, 그 때 고민을 먼저 물어봤더라면' 하는 후회가 잦았다.


친구와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함께 간 일본 여행,

연차를 내고 다녀온 근교 드라이브,

남친과 이별 후 날 위로해준다며 떠난 부산 여행.


기쁘고 힘든 순간마다, 항상 C가 있었다.

이제는 후회의 시간을 거두고

그 따뜻했던 친구의 마음만을 기억하려 한다.


살면서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부디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며.


- 2020년 8월, 다시는 오지 않을 여름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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