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C가 떠난 지 지 2주가 넘었다.
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났을까.
온갖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친구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 J가 남편과의 통화를 녹음해 들려주었다.
통화 속 남편의 목소리는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통화의 요지는, 자신이 모르는 C의 힘듦이나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의아했다.
그리고 J가 C의 죽음을 묻자, 남편은 잠깐, 긴 정적이 이어졌다.
혼잣말처럼, "나는 그 자리에 없었어. 없었어"라고 읊조렸다.
그날 밤, 친구는 혼자였을 것이다.
적확하게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는 없지만,
아마도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C가 그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 정도로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친구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문득,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본인이 자신의 진짜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마음은 세심하게 신경 쓰고 들어주면서,
정작 자신의 마음에 질문하고 답을 찾는 일에는 소홀하다.
본인 이야기는 뒤로 하고 남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사람.
감정에 솔직해 보이지만, 정작 깊은 감정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겁나고 두려워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싫다 말하면, 그 감정의 정도가 훨씬 크게 다가오는 사람.
C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와 비슷해서 오랜 친구로 잘 통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와 비슷해서, 진짜 궁금한 감정을 물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본인도 괜찮은 척하며, 정작 자신의 마음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조금만... 솔직해지자, 자신의 감정에.
체기가 있는 것처럼 심장이 막히고 답답하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감정을 해소해야 한다.
입 밖으로 꺼내는 일, 글로 쓰는 일은 겁나고
때로는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쓰고, 말하고 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묘한 쾌감이 온다.
그것만으로도 답이 보일 때가 있다.
이제, 남은 친구들과 나에게 말한다.
괜찮은 척 안해도 돼
- 2020년 8월, 남겨진 마음을 기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