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 Day 6- 치앙마이에서 보낸 편지

이탈리아로 떠난 G씨와 치앙마이로 떠난 J씨의 매일편지

by 조아서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 DAY 6


지금 무척 억울함이 가득한 마음으로 씁니담..오늘 학원에서 배운거 복습하고 숙제 다 하고 나니깐 다섯시간 지남요. 지금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어요. 내가 극기훈련하러 온게 아닌데 뭐단디 이리 빡신건지 이런데도 불구하고 난 내일 수업하러 가서 혼자 어버버하고 있겠져.


갑자기 억울함이 넘치네여. 우씨

(배움을 쫓는 사람이라 칭찬해줬는데, 많이 배운다고 열받는 이런 반전이!!! ㅋㅋㅋㅋㅋ)




구로마를 밟다


학원끝나고 뽈뽈거리며 지도보고 미술관 찾아가는데 중간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길래 뭔가 하고 보니... 유적지더라고요? 그것도 제가 다큐보고 오! 가야지 했던곳 ㅋㅋㅋ


2,000여년전에 '로마'를 구분한, 로마 게이트였어요. 이곳만 지나면 수십세기전 로마인들이 다니던 구도시가 나와요. 판테온이다, 콜로세움이다 등등 넘나 거대한 건물이 많다보니 비교적 비루해 보이지만.. 역사가 가득한 문이니 괜히 느낌이 이상했어요.


그 영화 같은데 보면... 시간여행하는 포털? 지나는 느낌이랄까요.

저 문을 지나가면 갑자기 고대로마인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을 것 같은..




현대미술관


생각보다 건물도 멋지고 컬렉션도 괜찮아서 놀람과 함께 또 우리나라 현대미술관에 실망. 도대체 우리는 왜 왜왜 이게 안되는걸까요. 특별전도 돌리면서 고정전시 계속 하면... 외국인들이 찾아올텐데, 왜 우리는 특별전만 뺑뺑이 돌리면서 '아 그미술관 가면 그 작품 있대 보러가야지'를 못하는걸까요?


:: 훌륭한점

- 알만 한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현대미술가 (모네,마네,뒤샹,로버트모리스, 잭슨폴록, 워홀 등)작품도 꽤 있고, 이탈리아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도 많고.

- 미술관이 꽤 크고 미로처럼 복잡해 길을 잃기 쉽게 생겼는데 감상 동선이 나름 쉽게 짜여져서... 한번간곳은 다시 돌아가지 않고 출구로 나오는 훌륭한 플로우.


:: 비판거리

- 로마역사가 길기에 애매해서 그랬으리라 좀 감안하고 봐도.. 1800년대 초반 제작 작품을 현대미술이라고 가져다 놓는 건 좀........

- 유럽/미국 미술 중심. 아시아나 남미, 아프리카권 작품은 1도 없...


20190709_173402.jpg @Vatican square



바티칸 옆 숙소


바티칸 광장을 가로질러 매일 학원에 갔다 돌아옵니다. 매일 경건한 느낌도 있고, 엄청난 인파를 뚫고 지나가니 소매치기 무서워서 긴장해야하니 짜증도 나고, 그래도 광장이 너무 예뻐 매번 한참 보면서 지나갑니다.



IMG_20190709_170810_838.jpg



1일 1맥


와인따개가 없어서.... 와인을 못마시는것도 있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걍 숙소오면 냉장고에서 맥주따는 맛에 삽니담.




덧.

여행중에 좋은 분 만나서 좋은시간 보낸다니 다행이에요. 역시 좋은사람 곁엔 좋은사람이 몰리게 되어있쬬.

치앙마이 사진도 한번 보내줘욤 어떤지 궁금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부오나 죠르나따! (오늘 배움)




G.






치앙마이에서 보낸 편지 DAY 6




치앙마이스러움? 치앙마이스러움!

G씨의 메일을 오후에 확인하고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내가 메일을 보내는 내내 치앙마이 사진이 없었나?


내가 느낀 여행 감상기를 매일 끄적이다보니

어느 장소나 어느 관광지 보다

나의 감정, 맛있게 먹은 음식, 내가 만난 사람들이었구나 싶은 거예요.



KakaoTalk_20200305_123258630_06.jpg @Baan Bakery



근데 또 생각해봤죠.

치앙마이스러운 풍경은 무엇일까? 코끼리 투어는 제 스타일이 아니고 ㅋㅋㅋㅋ

저렴한 물가의 태국 음식, 품질 좋은 커피는 제가 매일 경험하는 거고ㅋㅋ

불교 사원, 고산족 마을 등등 (안그래도 주말에 투어를 좀 갈려구요!! ㅋㅋ)


아직은 더 알아갈 시간들이 많아서 천천히 보는 저의 느긋함이 분명 있겠지만

6일째 된 제가 현재까지 느낀 치앙마이는 '자유분방함, 자연스러운 여유, 친절함' 정도에요!



R1-02885-013A.JPG @Bus stop


버스를 타면 항상 버스 기사님이 행선지를 묻고 알려주시는 것은기본고,

방향을 잘못 타면 직접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안내해 주시거나

기꺼이 반대 방향까지 데려다주시곤 했어요.

또한, 신호등 하나 없는 도로에서 오토바이와 차들이 쌩쌩- 달리는 와중에도

끼어들기가 없고 보행자가 무단횡단할 타이밍을 보면 먼저 서행해 주다던가 등등



재즈바, 노스게이트


제가 자유분방함을 느꼈던 '결정적인 한 컷'은 엄청 엄청 유명한 치앙마이의 재즈바 '노스게이트'에서였어요.

책에서도, 인터넷상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라이브 재즈바라서 갔는데, 역시나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왔더라고요. 재즈 공연 자체의 퀄리티나 그 분위기도 너무 좋았지만, 초등학생 드러머부터 흰머리 노인 퍼커션 연주자까지, 연령과 성별을 초월한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연주를 한다는 사실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그리고 공연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도요. 자유분방함 그 자체!


'치앙마이스러운 게 이런 것이 아닐까?'라며 급 결론을 내리며 세상에 하나뿐인 연주와 분위기를 G씨에게 선물할게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덧.

G씨의 미술관 투어 감상평에 매우 공감!

우리나라는 대부분 특별전으로 이뤄지다보니 시기를 놓치면 보기 어렵고, 유명한 작가가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요. 그리고 예술 작품을 향유하고 자연스레 찾고 싶은 공간 보단 언젠가부터 과시하는 장소로 바뀌는 것 같아요. 안타까워요.

더군다나 외국 여행객들이 찾아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고요..


비난할 수 없는 건, 우리나라는 오래된 것을 보관하고 지켜내는 것보다 늘 빠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생존이 달려 있었고 이제는 관습적으로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급진지)

무튼 저 또한 무척 반성이 되네요.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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