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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는 악몽

by 박은영


오늘의 천장에는

무엇을 보았는지 잔뜩

파랗게 물든 눈이 있다


이미 지나간 시간들이

따스한 불빛을 이기고


길을 잃은 어제와 내일이

뒤섞여 짓누르는 거기에서


나는 한 번도 나를

고른 적이 없는데


나는 내가 되었다


도저히 목을, 가눌 수 없어


나를 갈아 내일을 만들고

매일 밤 그것을 먹으며 운다


변하지 않는 것들이

때로는 나를, 서럽게 하고


내일의 천장에는

만날 수 없는 그림자가

나로 파랗게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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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장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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