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비애

by 박은영


겨울은 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는

모든 시간을 사랑했을까


겨울을 자처하는 것들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해야 한다


눈을 녹일 만큼 뜨거운 것도

따스하다고 말하는 자는

감히 겨울을 심판할 수 있을까


슬픔은 잘해보려 애쓴

간절한 누군가의 몫이 되고


눈이 내린다


꽃은 허무하게 져버리고 눈은

더 이상 아무것도 지킬 수 없을 거야


울음이 내린다


어떤 슬픔은 보드랍게 폭삭하고

둥글었다가 날카로웠다가

마음에 소도록하게 쌓여가고


사늘한 저를 탓하면서

그저 눈을 흘리는 겨울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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