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야근을 끝낸 친구가 남긴 메시지
우리 사이에선 종종 불행 대결이 펼쳐진다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다 보면
서로가 안쓰러워지고 끝나는 결말
직장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린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을 거예요
남몰래 쌓는 벽은 매일 높아지고
미약한 두통과 피로한 두 눈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절망적인 확신 아빠가 항상 그랬어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메모장에 적힌 해묵은 문장
나는 아주 오랫동안 불행할 것이다
있는 힘껏 몸을 웅크리고 생각해
무고한 사람들이 남기는 상처에 관해
똑똑 제가 바로 살아남은 사람이에요
흔한 불행 속에서도 복수초가 자란다
눈을 뚫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사
아빠가 다 똑같이 생긴 풀을 어찌 구별했는지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갔는지 조금 알 것도 같다면
눈을 뭉치면 무른 것도 미래가 되어 버린다
내일을 향해 굴러가는 개미 떼
봐, 그래도 아직 살아있잖아
어찌 그렇게 혼자 버텼어
기특해 대견해 갸륵해
어제 늦게 퇴근했네 피곤하지 새벽에 과로사로 사람이 죽었대 건강 잘 챙겨 어김없이 위로와 애도로 시작하는 아침 그럼에도 곁에 있어 다짐해
문장을 고쳐 쓴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