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델타파 Delta 0.5~4Hz

에릭 사티 짐노페디 1번 느리고 비통하게

by 에리카

첫 번째로 다룰 뇌파는 델타파(Delta Waves)입니다. 델타파는 꿈을 꾸지 않는 깊은 수면 상태, 즉 무몽(無夢) 수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매우 느리고 부드러운 음악은 델타파를 증가시켜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델타파의 활성은 신체 회복 과정과도 연결되며,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처럼, 깊은 수면은 신체와 정신의 회복을 돕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수록 델타파의 강도는 점차 감소합니다. 특히 남성은 델타파 감소 속도가 더 빨라, 30~40대가 되면 여성보다 델타파의 강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면은 크게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 Sleep)과 비렘수면(NREM, Non-REM Sleep)으로 나뉘며,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약 75~80%를 차지합니다. 비렘수면은 다시 4단계로 나뉘는데, 1~2단계는 얕은 수면, 3~4단계는 깊은 수면입니다. 특히 4단계 깊은 수면에 이르면 뇌파의 50% 이상이 델타파로 채워지며, 보통 3단계와 4단계가 혼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서파수면(Slow-Wave Sleep, SWS) 혹은 깊은 잠, 숙면(deep sleep)이라고 부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서파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기처럼 잘 잔다’는 표현도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5세 이하의 유아는 깊은 3단계 수면이 많아 델타파가 풍부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신기하거나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도 깊은 잠을 자는 아기들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이르면 델타파는 약 75% 감소해 25% 정도만 나타나고, 40대 중반에는 델타파가 가장 적게 분비됩니다. 75세가 되면 4단계 수면과 델타파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도 스마트기기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스크린 타임의 증가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되고, SNS와 게임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정신적 각성 상태 때문에 점점 깊은 잠을 자기 어려워졌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곡은 에릭 사티(Erik Satie)의 ‘짐노페디(Gymnopédies)’ 중 가장 유명한 1번 곡, ‘느리고 비통하게(Lent et douloureux)’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느리고 평화로운 멜로디가 델타파를 자극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은 매트리스 브랜드 ‘시몬스(Simmons)’의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된 바 있습니다. 편안하게 깊은 호흡을 하며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5pyhBJzuixM?feature=shared <- 에릭 사티 사라방드, 짐노페디, 그노시엔느 전곡 듣기





keyword